전남 가거도에 방파제를 설치하는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 임원 등이 공사비를 부풀려 정부 예산 100억원가량을 빼돌린 정황을 잡고 해경이 수사하고 있다.
25일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삼성물산 상무 ㄱ씨 등 5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구속영장을 신청한 5명 중 2명은 삼성 관계자, 3명은 방파제 공사 설계업체로 알려졌다.
ㄱ씨 등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일대에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방파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정부 예산 10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방파제 공사는 해양수산부가 발주해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았다. ㄱ씨 등은 하도급업체를 압박해 부풀린 공사비 견적서를 토대로 공사비 중 일부를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이 신청한 ㄱ씨 등 5명의 구속영장은 서울 남부지검이 검토 중이며, 아직 법원에 청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경은 2016년 가거도 방파제 설치 공사 전에 땅을 다지는 ‘연약지반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점검을 하지 않고 부실 시공한 혐의(건설기술진흥법 위반)로 삼성물산 직원 2명도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해경은 사업을 발주하고 관리·감독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등의 범죄 연루 연관성도 조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맞지만, 범죄 혐의 등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말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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