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가 25일 인천 강화도에서 성경책이 담긴 풍선을 날리고 있다. NK News
북한 사역 활동을 해온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25일 오후 7시52분께 인천 강화도에서 성경책이 담긴 풍선 4개를 북으로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이 단체 대표인 에릭 폴리 목사는 “성경책이 담긴 풍선 4개가 북에 성공적으로 보내졌다”며 그 증거로 풍선을 날리는 영상과 풍선에 단 위성항법장치(GPS) 이동경로를 공개했다. 다만 그는 “북에서 받게 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실제 성경이 떨어진 곳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성공적으로 풍선을 보낼 수 있는 날씨가 보장될 때마다, 고고도 풍선을 이용해 성경만을 풍선에 담아 보내왔다”며 “이것이 범죄로 여겨진다면, 우리는 기꺼이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범죄자 취급을 감당할 것이고, 당국의 처벌을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우리가 풍선을 띄우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에 성경을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대북 전단 살포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과 정확성을 위해 불연성 헬륨 가스와 생분해성(무해물질로 분해되어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라텍스 풍선, 풍선 발사 및 낙하지점을 예측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개 풍선이 붉은 선(GPS이동경로)을 따라 강화를 출발해 북한 국경(흰색 선)을 지나는 모습.한국 순교자의 소리 제공
앞서 이 단체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5년 동안 다른 단체와 달리 풍선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전단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오로지 북한 정부가 직접 출판한 성경 번역본만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3일 자유북한운동연합, 순교자의 소리 등 반북 활동을 해온 4개 단체에 대해 사기, 자금유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하자 다른 단체와 다르게 ’순수 사역 활동’임을 강조하며 반박한 것이다.
순교자의 소리는 세계 15개 나라에 있는 선교단체로, 국내에서 매년 북한에 4만권 정도의 성경책과 평균 500㎏의 쌀을 북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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