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인출기에 실수로 두고 간 돈을 가져가거나, 주차된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뒤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주민자치위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지방 기초의회 의원들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최성운 대표 등 민주당 소속 시의원 19명은 13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같은 당 소속 이동현 의장의 즉각적인 의장직 및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부천 시민을 대표하는 선출직 공무원이자 시의회 의장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민주당 의원 모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부천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 의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천시의회는 민주당 20명, 미래통합당 8명 등 모두 28명으로 구성돼 있다.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이 의장은 올해 3월24일 오전 부천시 상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다른 이용자가 실수로 두고 간 인출금 70만원을 가져가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이달 10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진행된 이 의원의 부천시 용지 매입 관련 알선수재 등 혐의에 관한 공판에서 절도 혐의가 병합되면서 알려졌다. 이 의장은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11일 소속 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민주당 소속 서울 강남구의회 이관수 의장은 지난 11일 새벽 시간대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사고를 낸 뒤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그는 주차된 차량 4대를 들이받아 파손했다.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술 냄새가 나 음주측정을 하려고 했지만 이 의장이 측정을 거부했다. 경찰은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현행법상 아파트 단지 내 음주운전도 처벌 대상이다.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유병철 대구 북구의회 의원은 이달 6일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혈중알코올농도 0.164% 만취 상태로 차량을 운행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직후 민주당을 탈당한 유 의원은 송년회에 참석해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이 밖에도 울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장윤호 의원은 2018년 주민자치위원회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주민자치위원장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돼 최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정하 김일우 옥기원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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