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2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산사태가 일어나 양계장 건물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진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경기도 안성시에서는 산사태로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2일 오전 7시10분께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2시간에 걸쳐 양계장 건물과 집 등을 수색한 끝에 오전 9시18분께 흙더미에 깔려 숨진 ㄱ(58)씨의 주검을 수습했다. ㄱ씨는 산사태 직후 집 밖으로 탈출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ㄱ씨의 아내와 딸 등 다른 가족 3명은 무사히 탈출했다.
또 이날 오전 7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의 한 주택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ㄴ씨(73·여)의 집을 덮쳤다. 이 때문에 집이 10여m가량 수평으로 이동했으나, 기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 않아 집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ㄴ씨는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안성시에서는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 등에서 모두 2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시가지가 침수됐다.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안성에는 262㎜의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정오까지 일죽면은 28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1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된 2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내 모습. <연합뉴스>
또한, 안성과 인접한 용인시에 백암면과 원삼면 일대에서도 비 피해가 잇따랐다. 원삼면 죽능리의 한 펜션이 산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내리면서 투숙객 9명이 고립됐다. 또 원삼면 독성리의 캠핑장에서도 물이 많이 찼다는 신고가 시에 접수됐다. 이와 함께 백암면 백암리 청미천의 범람이 우려돼 인근 마을 주민들이 백암면사무소와 인근 학교 다목적체육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용인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평균 126.1㎜의 강우량을 기록했으며, 원삼면에 가장 많은 224㎜의 비가 내렸다.
앞서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 제방 일부가 폭우로 무너져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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