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혼부부가 결혼식 축의금 1억1000만원을 국내외 아동·청소년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가천대 길병원에 기부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신혼부부와 남편의 아버지가 11일 병원을 찾아 김양우 병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심장병 어린이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국내외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축의금을 이날 기부 현장에서 곧바로 계좌 이체했다.
이들은 지난 7월 결혼식을 치른 뒤 축의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ㄱ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해외 저개발국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심장병 어린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며 “건강을 되찾은 또래 친구들을 보면서 크면 꼭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ㄱ씨의 아버지는 기업가로 전해졌다.
길병원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해외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사업을 비롯해 국내외 소외된 소아·청소년들을 위한 치료비로 쓸 예정이다. 길병원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소아청소년 430여명을 대상으로 심장병 치료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이 보류된 상태다. 김양우 길병원장은 “기부자들의 따뜻하고 선한 마음이 환아에게도 전달돼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