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없다더니…” 인천 남촌산단 환경영향평가 부실 의혹

예정지 주변 보호종 ‘맹꽁이 청음’
시민단체, “맹꽁이 피해 조사 의심”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옆 남촌일반산업단지 예정지 위치도. 남동구 제공

인천 남동구가 남동국가산업단지 옆 개발제한구역 일대에 추진하는 남촌일반산업단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인천평복)는 14일 성명을 통해 “남촌산단 예정지 주변 승기천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맹꽁이의 청음이 확인됐는데, 환경영향평가에는 이런 내용이 빠졌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남촌산단 예정지 주변 승기천에서 녹음한 양서류 울음소리에 대해 ‘맹꽁이 청음으로 확인된다. 해당종이 선호하는 번식지로 판단돼 정확한 개체군의 크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요 번식 시기인 장마철에 정밀한 현장조사가 수행돼야 한다’는 결과를 연수구에 회신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신은 이달초 남촌산단 예정지와 붙어있는 연수구가 예정지 옆 승기천에서 녹음한 맹꽁이 추정 소리를 녹음해 생물자원관에 판별을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서비스업 중심의 남촌산단은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 주변 개발제한구역 일대 22만6600㎡ 터에 2023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남동구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과 현대ENG 등으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 ‘남동스마트밸리개발’을 설립해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인천평복은 남동스마트밸리개발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된 증거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환경영향평가서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및 법정보호종에 해당하는 포유류가 확인되지 않음. 조사지역 주변에는 산단, 공원 및 도로 등이 위치해 주변 생태계와 연결망이 떨어지고 양서·파충류의 출현은 확인되지 않았음’이라고 표기한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인천평복은 “남동스마트밸리개발 쪽의 환경영향평가 동식물 현황조사는 올해 4월21~21일 단 이틀만 진행됐다”며 “맹꽁이는 4월 동면에서 깨 6~8월 장마철에 번식하고 10월 동면에 들어가는데, 번식기를 피해 조사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광호 인천평복 사무처장은 “남촌산단 예정지역은 승기천 옆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생태계가 연결돼 있고, 습지가 있어 맹꽁이 서식에 적합하다”며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철저한 조사와 보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촌산단 조성 예정지는 남동공단과 주택지역 사이에 있는 이른바 완충녹지지역에 들어서 인근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조성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포름알데히드, 카드뮴, 벤젠, 비소 등 발암 위험도 지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토양에서 초과 검출되는 남동공단 옆에 또 오염물질 배출 산단을 조성하게 되면 ’환경권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