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해 소청도 인근에서 나포작전을 펼치는 해양경찰.
가을 꽃게철을 맞아 서해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져온 불법조업 중국 어선 나포작업이 아홉달 만에 재개됐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배타적경제수역을 침범해 불법조업한 혐의로 중국 어선 1척을 나포했다고 26일 밝혔다. 해경에 나포된 150t급 중국 어선은 25일 오후 3시30분께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약 32해리(약 59㎞) 해상에서 서해특정금지구역 약 2.6해리(약 5㎞)를 침범해 불법조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부해경청의 불법조업 중국 어선 나포는 올해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부해경청은 지난해 중국 어선 22척을 나포했지만, 올해 2월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로는 ‘접촉’을 줄이기 위해 나포 대신 퇴거작전을 펴왔다. 이달 1~23일 해경 기동전단이 퇴거시킨 중국 어선은 7196척에 이른다.
하지만 가을 꽃게철을 맞아 이달부터 불법조업 중국 어선이 급증하고, 코로나19 대응도 1단계로 하향됨에 따라 나포작전으로 바꿨다. 지난해 10월1~25일 사이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에 중국 어선이 하루평균 145척 출현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30% 증가한 334척이 몰려왔다. 중국 어선들은 그물로 바닥을 훑는 방식으로 꽃게를 싹쓸이해 어민들의 피해가 컸다.
서해 꽃게철을 맞아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들.
나포된 중국 어선은 이날 인천해경서 전용부두로 압송할 예정이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립인천검역소와 협력해 선원 15명 전원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체 검사도 진행한다. 검거된 선원들은 인천해경서 전용부두에 마련된 ‘클린조사실’에서 불법조업 경위 등을 조사받게 된다. 클린조사실은 개인소독기와 투명 가림막, 비대면 통역 등의 방역시설을 갖춘 독립된 조사 공간이다. 중부해경청 쪽은 “방역복과 장비를 갖추고 나포작전을 수행했다”며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퇴거에 초점을 뒀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나포작전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해양경찰청은 22일 외교부·해양수산부·해군과 협조회의를 열어 불법조업 외국 어선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추진하기로 했다. 불법조업 외국 어선 검문검색부터 나포·압송·조사 등 단속 전 과정에 코로나19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외교 마찰을 줄이기 위해 한·중 어업공동위원회, 어업지도 단속회의, 한·중 합동 단속 등을 통해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사진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