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가장 동급생 폭행 고교생 2명 구속…피해자 쪽 “엄벌 호소”

피해 학생, 보름 넘게 의식 못찾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스파링’을 가장해 동급생을 마구 때려 혼수상태에 빠뜨린 고등학생 2명이 결국 구속됐다. 현재 의식 불명 상태인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가해 학생을 엄벌해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중상해 혐의로 ㄱ(16)군 등 고교생 2명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ㄱ군 등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체육시설에서 동급생 ㄴ(16)군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ㄴ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착용시킨 뒤 약 2시간 40분 동안 번갈아 가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휴관 중인 아파트 내 태권도장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경찰에서 “스파링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ㄱ군 등은 지난 9월 초에도 다른 동급생을 폭행해 공동상해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다.

ㄴ군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ㄴ군의 어머니는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가해 학생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글에서 “아들이 깨어나도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후가 더 많이 보여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 끝이 나니 아무런 죄의식 없이 금방 풀려난다고 생각할 것이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갈 것”이라며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관련 법을 만드는 분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청원 글은 현재 게시판 관리자 쪽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비공개 상태임에도, 직접 접속을 통해 동의한 이들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현재 9만4000여명에 이른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