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마을농장 “반경 3㎞ 이내 가금류, 일괄 예방적 살처분은 부당”

화성 AI발생 농가 인근 ‘동물복지농장’ 반발

지난 24일 전북 남원시 주생면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내용과 관계없음.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의 한 닭 사육농장 인근 일부 농가가 반경 3㎞ 이내 예방적 살처분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동물 친화적인 방식으로 닭을 사육하는 ‘동물복지농장’인 화성 향남읍 산안마을농장(야마기시즘실현지영농조합법인)은 27일 성명을 내고 “예방적 살처분 행정명령 집행을 중지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산안마을농장에서 1.6㎞ 떨어진 화성시 향남읍 상신리에 있는 ㄱ양계농장에서 지난 23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에이아이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지난 24일 산안마을농장을 포함해 ㄱ농장에서 반경 3㎞ 이내 6개 농장에 사육 중인 18만4400마리에 대해 살처분 행정명령을 내렸다.

산안마을농장 쪽은 “우리나라보다 더 자주 에이아이가 발생하는 중국의 경우 살처분이 아닌, 백신접종을 주요 정책으로 선택하고 있다. 일본은 발생농가만 24시간 이내에 살처분하고, 반경 3㎞ 이내는 이동제한 명령을 내린다. 미국 역시 발생농가만 24시간 이내 살처분, 반경 3.2㎞ 이내는 예찰·관찰 정책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모든 축산 차량에 GPS가 장착돼 있고, 축산 관련 종사자도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활용하면 코로나19 역학조사처럼 방역을 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멀쩡한 닭을 거리만 따져 일괄적으로 살처분하는 무자비한 행정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안마을농장 쪽은 지난 24일 화성시와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행정명령 집행정지 청원서도 전달했다. 농장 쪽은 이미 살처분에 따른 보상은 포기한 상태다. 행정명령을 내린지 24시간이 넘어가면 살처분 보상금이 90% 삭감되는 등 미이행 기간에 따라 계속 보상금이 감액된다. 김현주 산안마을 대표는 “우리 농장은 닭장을 겹겹이 쌓은 환기되지 않은 공장형 사육방식이 아닌 계사 바닥에 볏짚·왕겨·톱밥·흙·숯가루 등을 섞어 풀어 키우는 평사식이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체계도 갖추고 있다”며 “사육환경이나 사육방법, 생육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살처분하는 방역정책은 이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화성시의 지원 아래 지난 2017년 ‘동물복지형 방역선진화 농장’사업에도 선정된 산안마을농장은 현재 3만3000마리의 닭을 사육 중이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