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인천 남동구 제공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에 있는 수령 800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인천 남동구는 인천시 기념물 제12호인 장수동 은행나무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62호로 승격 지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 은행나무는 높이 28.2m, 둘레 9.1m, 가지와 잎이 무성한 부분의 폭이 동서 27.1m, 남북 31.2m에 이른다. 뿌리 부분부터 다섯 개의 굵은 가지가 갈라져 높게 솟아올라 있고, 가지의 끝은 수양버들처럼 늘어진 형태로 자라고 있다. 수령은 800년으로 추정된다.
도심 속에서 농경시대의 나무 숭배의식인 당제가 오늘날도 지속돼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등 자연·학술적·민속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인천 남동구 제공
장수동 은행나무의 유래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예로부터 집안에 액운이 있거나 마을에 돌림병이 돌 때면 이 나무에 제물을 차려놓고 치성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은행나무의 입이나 가지 등을 집으로 들여가서는 안 된다는 금기도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음력 7월1일 주민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지역 전통문화 ‘도당제’를 열고 있다.
앞서 남동구는 2012년에도 장수동 은행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했으나, 당시 역사·문화적 자료가 부족해 무산됐다.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으로 은행나무 생육환경 개선, 관람환경 정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