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인천교통공사, 퇴직 앞둔 직원 황당한 일자리 ‘대물림’

등록 2021-03-10 09:48수정 2021-03-11 02:35

10년간 터미널 등 운영권 도급 40명 중 37명 공사직원
인천도시철도 자료 사진. 인천교통공사 제공
인천도시철도 자료 사진. 인천교통공사 제공
인천교통공사가 위탁계약을 통해 운영비를 주고 역사와 터미널 운영권을 민간에 맡기는 ‘하나마나한’ 도급 입찰을 10여년 동안 진행해 논란이다. 최근 10년 도급 운영권을 따낸 40명 가운데 37명이 교통공사 전·현직 직원들로, 내부인사 ‘밥그릇 챙기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인천교통공사 등 설명을 종합하면, 공사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인천종합터미널 업무도급 수급인’ 모집 공개입찰에서 최아무개씨가 수급인으로 선정됐다. 공사로부터 운영비를 받고 위탁운영을 맡게 된 도급 낙찰자 최아무개씨는 공사의 현직 도시철도영업처장으로, 터미널 운영권을 따낸 뒤 퇴사했다. 수급인은 운영에 필요한 직원을 고용해 버스승차권 판매와 정산, 주차장 운영 등 터미널 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대개 공공기관의 경우 겸직금지 규정이 있고, 공직자의 관련 업계 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취지에도 어긋나지만 교통공사는 현직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다만 도급 관련 직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은 배제하도록 하는 내부규정만 뒀을 뿐이다.

교통공사는 터미널뿐만 아니라 경영합리화를 명분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역사 30곳 중 13곳도 외부 사업자에게 도급을 줘 위탁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 도급방식을 도입한 뒤 10년 동안 교통공사가 뽑은 수급인 40명 가운데 37명이 내부 직원 출신이다. 현직 간부가 공개입찰에 참여해 수급인으로 선정되면, 퇴임 뒤 사실상 기존 도급업체를 물려받는 구조다. 경영합리화는 명분일 뿐 실제는 퇴직을 앞둔 간부 직원을 위한 ‘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는 여러차례 지적됐지만, 교통공사는 ‘적법하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수차례 법률자문을 통해 현행 수급인 선정방식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으며, 외부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민간위탁관리위원회에서 수급인의 자격 요건을 심의해 공정성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역무 도급 수급인 선정 접수자 44명만 보더라도, 모두 교통공사 직원이거나 직원 출신으로 외부인 지원은 한명도 없었다”며 “낮은 수급비 책정 등으로 외부인의 지원이 전무하다”고 해명했다.

박성민(더불어민주당·계양4) 인천시의원은 교통공사 현직들의 도급인 선정을 막기 위해 임직원의 위탁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인천교통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박 시의원은 전날 열린 제269회 임시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일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교통공사 임직원의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23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