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성남시장 선거 캠프 출신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성남시립 서현도서관.
경기도 성남시가 시립 서현도서관 운영 방침을 뒤집고 은수미 성남시장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들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방침 변경이 ‘성남시장 인수위원회’ 때부터 은 시장 비서실을 중심으로 논의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31일 성남시 여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성남시는 은 시장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22일 서현도서관을 시립 수정도서관과 중원도서관처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위탁해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공사에 협약서까지 보냈다.
그러나 이후 보름 만에 은 시장 비서실 쪽은 실무자에게 ‘시장 인수위에서 논의됐다. 위탁 협약을 취소하고 시에서 직영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 시장 결재를 받을 것’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실무 공무원은 “구체적으로 누가 지시했는지는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은 시장) 비서실에서 연락을 받고 같은 해 9월5일 도시개발공사 위탁 운영을 취소하는 공문을 만들어 시장 결재까지 받아 시행했다”고 말했다.
시가 서현도서관을 직접 운영하면, 직원 채용 때 반드시 필기시험을 치르는 성남도시개발공사와는 달리 면접만으로 공무원을 뽑을 수 있다. 실제 성남시는 2018년 11월 서현도서관 공무직(자료와 도서 정리원) 직원 15명을 뽑으면서 ‘준사서 자격증 제외’ 등 채용조건을 완화하고 면접시험만 치렀다. 그 결과 합격자 가운데 7명은 은 시장 캠프 자원봉사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쟁률은 26대 1이었다. 이 때문에 성남시가 은 시장 캠프 자원봉사자 출신들을 채용하려고 인수위 때부터 사전 정비 작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남시는 의혹을 부인했다. 시는 “서현도서관뿐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전부터 위탁운영 하는 수정도서관과 중원도서관도 직영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도 “다만, 사서직 등의 공무원 채용 문제와 다른 직원들의 고용승계 등의 문제가 있어 서현도서관만이라도 직영으로 돌린 것이지 채용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은 시장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40대는 지난해 9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경쟁률 26대 1의 서현도서관 공무직에 캠프 자원봉사자 7명이 부정 채용됐다”며 진실 규명을 요구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를 수사 중이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관련기사:
[단독] 은수미, 위탁협약 2주 뒤 돌연 파기…성남시가 직접 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