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진입 보행로에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불법 영업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권 갈등을 빚는 스카이72 골프장의 조경수 관리에 쓰이는 중수 공급을 차단한 데 이어 18일부터 단전을 예고했다. 제4활주로 예정지가 포함된 공항공사의 땅을 임대해 골프장을 영업해온 스카이72는 지난해 12월31일 계약이 만료됐지만, 잔디와 클럽하우스 등 골프장 시설물의 소유권을 인정해달라며 공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땅을 무단점유하면서 4개월째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스카이72골프클럽에 대한 전기 공급을 18일 0시부터 중단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이달 1일부터 잔디와 조경수 관리에 쓰이는 중수도 공급을 차단한 데 이어 두 번째 골프장 운영 지원 중단 조처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전기사용약관을 보면, 사용자가 실시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전기 공급을 즉시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카이72가 시설점유의 근거로 주장하는 지상물매수청구권, 유익비상환청구권 등 민법상 권리는 협약상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스카이72가 골프장 후속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대해 민법상 권리에 근거한 진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9월 ‘이유 없다’고 판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달 1일 중수 공급을 중단하면서 “계약기간이 종료된 사업자가 막무가내식으로 공공자산을 무단점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장으로서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단전·단수는 물론 통신 차단, 진입도로 폐쇄 등 강제조처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스카이72 쪽은 공항공사의 단전 통보에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8일부터 야간 운영을 당분간 중단하고, 예약한 피해 고객에게 그린피 면제권 등으로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상 발전기 가동 등으로 주간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고 업체 쪽은 설명했다.
스카이72 쪽 관계자는 “양사 간에 법적 쟁송 중인 상황에서 국민의 기본권인 전기로 민간사업이자를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실제로 단전을 시행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단전조처 금지 등 가처분을 물론 업무방해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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