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에서 20대 아들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아버지는 숨지기 한달 전쯤 아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강제입원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다.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ㄱ(29)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5일 남양주시 한 빌라에서 자신과 함께 살던 아버지 ㄴ(60)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화단에 주검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ㄴ씨가 살해된 다음 날 오전 화단을 지나던 이웃이 ㄴ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ㄴ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는 다른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집에 인기척이 없자 ㄴ씨 휴대전화를 추적해 ㄴ씨 휴대전화를 갖고 도주했던 아들 ㄱ씨를 지난 6일 검거했다.
ㄴ씨는 숨지기 한달 전인 지난달 5일 아들이 환각증세를 보여 살해 위협을 한다며 경찰에 직접 찾아가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집으로 출동했다가 ㄱ씨가 차분히 응대하자 강제입원을 시킬 수 없다고 판단,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돌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사설 구급대원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는데, 현장에서의 판단으로는 강제 입원 조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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