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충청

“아는 사람이 정우택 하나뿐인데…이런 선거 뭐 하려 하는겨?”

등록 2022-03-02 04:59수정 2022-03-02 09:14

3·9 재보선 현장을 가다ㅣ충북 청주상당

원인 제공한 민주당서 후보 안내
국민의힘 정우택 후보 ‘절대강자’
무소속 3명 ‘인물교체로’ 내세워
청주 육거리시장 앞. 오윤주 기자
청주 육거리시장 앞. 오윤주 기자

“선거 해보나 마나 아니겠어. 이런 선거 뭐 하려 해. 어차피 아는 사람은 하나뿐인데. 아무리 그래도 여당이 후보를 냈어야지. 선택지가 없잖아.”

지난 28일 오후에 찾은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 시장 입구 곳곳엔 대선 후보들과 청주상당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후보 4명의 펼침막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지만, 시민과 상인들은 오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는 별 관심 없는 분위기였다.

성낙운 육거리시장 상인회장은 “보시다시피 대선만 관심 있고 국회의원 선거엔 별 관심이 없다. 정당 후보 한명에, 이름도 모르는 고만고만한 무소속 셋이 나서서 재미도 없다. 여당이 후보를 안내는 바람에 유권자 입장에선 선택지 하나가 줄어 더하다”고 말했다.

청주상당 국회의원 재선거는 정정순(64·민주당)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중이지만, 회계책임자가 벌금 1천만원이 확정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재선거 귀책사유를 제공했다며 후보를 내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 정우택(69) 후보와 무소속 김시진(38)·박진재(47)·안창현(60) 후보 등 4명이 출마했다. 정의당에서도 내부 분란 끝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32대 충북도지사, 해양수산부 장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지내 인지도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하는 정 후보는 지난 19·20대 총선에서 이 선거구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21대 때는 이웃 흥덕 선거구로 ‘원정 출마’했다가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큰 표차로 패해 낙선한 뒤 다시 돌아왔다. 정 후보는 충북도지사를 지내기 전 15대(진천·음성 선거구), 16대(진천·괴산·음성 선거구) 때도 국회 진출에 성공해 이번에 당선되면 5선 고지에 오른다.

현재 판세로는 정 후보가 ‘절대 1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난 총선 때 이곳에 출마했던 윤갑근(전 대구고검장) 후보를 당내 경선에서 누르고 후보로 선출된 정 후보는 △동남·방서 지구 명품 주거단지 완성 △포스트 코로나 대응위원회 구성과 공공의료 시설 확대 △청주 도농 균형발전 등을 공약했다.

김아무개(54·회사원·방서동)씨는 “현 정권은 ‘무상’이란 이름의 퍼주기 정책이 너무 많고, 세금으로 너무 많이 빼앗아간다. 정권 심판 차원에서 힘 있는 야당 후보를 선택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아무개(51·사업·금천동)씨는 “도시와 농촌, 구도심과 신도심 등이 고루 발전하려면 경험·경륜·능력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주상당은 충북도청, 청주시청이 있는 청주 도심으로 ‘충북 정치 1번지’로 불리지만, 상권이 시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쇠락한 상권 부흥이 주민들의 큰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다. 홍경표(63) 청주 성안길 상점가 상인회장은 “상당은 한때 전국 5대 상권으로 꼽힌 성안길을 안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도시 외곽에 백화점·대형 쇼핑몰 등이 들어서면서 1300여곳 점포 가운데 10% 안팎이 문을 닫았다. 성안길 부흥을 약속하고, 책임질 후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청주상당은 농촌 지역 5개 면과 도시지역 8개 동으로 이뤄진 도농 복합 선거구다. 전통적으로 농촌과 옛 도심은 보수세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새 도심 쪽은 진보세가 강하다. 지난 21대 총선 때도 윤갑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농촌 5개 면과 옛 도심 4개 동에서 정정순 후보를 이겼지만,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된 4개 동에서 지면서 3025표 차로 낙선했다. 정아무개(51·농업·문의면)씨는 “농촌이 붕괴할 위기에 놓이는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새 시대에 걸맞은 비전과 리더십을 지닌 이를 선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들은 새 도심을 중심으로 인물 교체론을 내세워 표심 자극에 나섰다.

‘상당은 역시 정우택’이란 정 후보 구호에 맞서 ‘상당은 이제 김시진’으로 맞불을 놓은 김 후보는 유일한 진보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다. 민주당을 연상케 하는 파란색 유세점퍼를 입고 현장을 누비고 있는 김 후보는 30대 워킹맘인 교육학박사로 김병우 충북교육감 정책비서, 국회의원 비서관 등을 지냈다. △대청호 국가정원 조성 △옛 도심 청년창업·주거 특구 △공유경제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청주 토박이로 <충청일보> 기자 출신인 안창현 후보는 21대 총선 때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을 지냈으나, 지난달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안 후보는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대전~청주 지하철 연결 △드라마 콘텐츠센터 건립 등을 약속했다.

박진재 후보는 ‘무분별한 외국인 유입 폐지’를 내걸고 손수 유세차를 몰고 현장을 누비고 있다. △불법 체류자 아웃 △외국인 건강보험 폐지 △국회의원 50% 감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아무개(56·유통업·용암동)씨는 “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바람에 너무 뻔한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다. 기적을 바라면서 변화와 새바람에 투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아무개(51·주부·금천동)씨는 “나 자신의 더 나은 삶,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를 맡길 후보에게 표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10만4천원’ 김혜경 벌금 150만원…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1.

‘10만4천원’ 김혜경 벌금 150만원…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김혜경 유죄…법원 “10만4천원 결제, 묵인 아래 이뤄져” 2.

김혜경 유죄…법원 “10만4천원 결제, 묵인 아래 이뤄져”

김영선 “살인자랑 한 버스 타면 나도 살인자냐” 명태균에 떠넘기기 3.

김영선 “살인자랑 한 버스 타면 나도 살인자냐” 명태균에 떠넘기기

제주 오름에 불놓기…축제니깐 봐달라는 제주도의회 4.

제주 오름에 불놓기…축제니깐 봐달라는 제주도의회

“원하는 ‘대’로 가버렷” “재수 없어”…전국서 수능생 응원 격려 5.

“원하는 ‘대’로 가버렷” “재수 없어”…전국서 수능생 응원 격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