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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지역구에 몰려든 ‘국민의힘 탈당 4인’…“현수막 많아 멀미”

등록 2022-03-03 04:59수정 2022-03-03 14:33

국민의힘 무공천 선언하자
주성영·임병헌 등 무소속 출마
박근혜 변호인까지 도전장
“아니면 말고식 출마” 곱잖은 시선

민변 출신 민주당 백수범 선전
야 탈당 4인 단일화가 변수로
2일 오전 대구 남구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앞에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들의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2일 오전 대구 남구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앞에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들의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④ 대구 중·남구
④ 대구 중·남구

“현수막이 하도(워낙) 많아서 머리만 어지럽네요.”

2일 오전 찾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 남산역 앞. 중·남구 보궐선거에 관한 질문에 길을 건너던 한 시민은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실제 남산역 앞 계명네거리에는 얼추 보아도 스무개쯤 되는 선거 관련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었다.어지러운 현수막과 달리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사람들의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계명대(대명캠퍼스)생 김아무개(24)씨는 “아무래도 대선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니까, 국회의원 후보는 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뒷번호는 빼고 앞번호 위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아무개(22)씨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것이 드러나 (의원직을 사퇴한 만큼), 국회의원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후보자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후보자

‘누가 나온지도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국민의힘이 보궐선거 귀책사유 제공의 책임을 지고 무공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변호인이었던 도태우(52) 변호사, 주성영(63) 전 의원, 임병헌(68) 전 남구청장, 도건우(50)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여기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백수범(43·더불어민주당) 변호사와 권영현(45)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4명은 국민의힘과 연관성 부각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태우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주성영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을 각각 초청했다. 임병헌 후보는 지난달 24일 한나라당 출신 문희갑 전 대구시장의 공식 지지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도건우 후보는 지난달 25일 출정식에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초청하며 친분을 내세웠다.

비슷한 4명이 고만고만한 경쟁을 펼치자 표가 분산되는 모양새다. 남구 주민 허아무개(86)씨는 “남구청장 12년 한 사람을 찍어야지 누구를 찍겠나. 임병헌 후보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는 봐야겠지만 지나온 시절은 잘했기 때문에 찍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구 주민 유아무개(64)씨는 “도태우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변호도 했고, 제일 똑똑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언론사들 여론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매일신문〉이 데일리리서치에 맡겨 지난 18~19일 벌인 여론조사에선 임병헌 24.1%, 백수범 16.1%, 도태우 14.6% 순이었다. 〈티비시〉(TBC)가 지난달 21~22일 벌인 여론조사에선 임병헌 22.9%, 도태우 21.3%, 백수범 14.5% 순이었다. 임병현 전 남구청장이 두 조사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민주당 백수범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2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남산역 앞 계명네거리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을 알리는 스무 가지의 펼침막이 뒤섞여 내걸려 있다.
2일 오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남산역 앞 계명네거리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을 알리는 스무 가지의 펼침막이 뒤섞여 내걸려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수진영 네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에 도태우 후보를 뺀 3명은 단일화에 뜻을 모았다. 지난달 14일 도건우 후보, 19일 주성영 후보, 21일 임병헌 후보가 차례로 단일화에 동의했다. 단일화 방식 등을 정하는 구체적인 실무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건우 후보는 2일 “정권교체를 위해 임병헌 후보와 조건 없이 단일화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런 정치공학적 접근에 비판적인 뜻을 내비치는 시민도 있었다. 남구 대명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아무개(55)씨는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아니면 말고’다. 곽 의원이 안좋게 사퇴했는데도 무소속으로 4명이나 나왔다.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로 나오니까 좋아할 수가 없다. 민주당 백수범 후보는 처음 보는 사람이긴 하지만 민주당을 믿고 찍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6명 후보 대부분은 중구 대구시청사 이전 터 개발 공약을 내놓았다. 백수범 후보는 케이(K)-문화콘텐츠산업특구 조성, 권영현 후보는 문화융복합형 시민 캠퍼스·플랫폼 조성, 도태우 후보는 대구시 2행정타운 조성, 주성영 후보는 문화·예술·지식기반 랜드마크 조성, 임병헌 후보는 스마트빌딩 조성 등을 약속했다.

대법원 대구 이전(백수범 후보), 한국형 전일제 학교교육시스템 도입(권영현 후보), 남구 미군기지 반환 터에 교육문화테마파크 조성(도태우 후보), 중구 경상감영 복원(주성영 후보), 연극·국악 등 예술전문공연장 건립(임병헌 후보), 의료복지복합시설 시범사업(도건우 후보) 등 공약도 눈에 띈다.

글·사진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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