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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전담구급대’ 띄운 충북…14개국어 통역도 한다

등록 2023-02-23 20:27수정 2023-02-24 02:01

충북소방본부 괴산 등 군 단위 7곳에 운영
결혼이주여성 위해 14개국 통역 서비스까지
충북소방본부 괴산소방서 임산부 전담구급대가 지난 6일 괴산읍 주민 김아무개씨를 구급차에 태우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충북소방본부 괴산소방서 임산부 전담구급대가 지난 6일 괴산읍 주민 김아무개씨를 구급차에 태우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 사는 이아무개(41)씨는 지난 7일 저녁 7시25분께 괴산소방서 임산부 전담구급대 차량을 타고 청주 충북대병원에 입원했다.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이씨는 셋째 아이를 가졌는데, 임신 39주차 만삭이었다. 임신중독증(고혈압)으로 치료가 급했지만, 괴산엔 전문병원이 없어 집에서 70여㎞ 떨어진 충북대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괴산읍 주민 김아무개(32)씨도 지난 6일 오후 1시30분께 청주의 한 병원에서 임신성 당뇨 치료를 받았다. 김씨도 괴산소방서 임산부 전담구급대 차량을 이용했다. 구급대는 진료받는 동안 기다렸다가 같은 날 오후 4시27분께 김씨의 귀가를 도왔다. 지난 19일에는 보은군 보은읍 주민 손아무개(32)씨가 보은소방서 임산부 전담구급대의 도움으로 대전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 예방접종과 진료를 마쳤다.

저출생 시대의 ‘귀한 몸’인 임산부를 구급차로 모시는 충북소방본부의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충북소방본부는 지난달부터 보은·옥천·괴산·증평·음성·단양·영동 7곳에 임산부 전담구급대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임산부를 전담하는 구급대가 만들어진 건 충북이 처음이다. 이 지역들은 분만실은 물론 설비를 제대로 갖춘 산부인과 전문 치료 공간이 없어 분만과 영유아 치료의 취약 지역으로 꼽혀왔다.

장거래 충북소방본부장이 23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임산부 전담구급대 편성·운영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장거래 충북소방본부장이 23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임산부 전담구급대 편성·운영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임산부 전담구급대에는 화재 진압, 구조·구급 활동 때 긴급 출동 대상이 아닌 예비 구급차와 구급 요원을 배치했다. 주로 하는 일은 임신부와 영유아 부모의 이송 지원이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분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고, 사전 예약하면 산전·산후 진료 때도 출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군 단위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14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통역 서비스도 한다. 장거래 충북소방본부장은 “출산 장려와 저출생 극복 대책의 하나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임산부 전담구급대를 편성·운영하는데, 반응과 효과가 좋다. 장비·인력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완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산부들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구급대원이 신속하게 출동해 맞춤형 응급처치와 이송을 지원하는 전담구급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담구급대가 설치된 7곳의 임산부 710명 가운데 152명(21.4%)이 이 서비스에 등록했다. 변금례 충북소방본부 구급팀장은 “군 단위 농촌 지역은 분만실 등 임신·출산을 위한 의료 서비스가 취약하다”며 “임산부·영유아 전용 들것을 설치하는 등 효과적인 구급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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