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맨 왼쪽 상단이 정명석 총재. 넷플릭스 제공
여성 신도들을 지속해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이엠에스(JMS, 기독교복음선교회) 총재 정명석(77)씨의 공판이 7일 열렸다. 공판에는 피해자의 연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명석씨 변호인은 “넷플릭스 방영으로 사회적인 이슈가 됐어도,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이날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씨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 중 1명인 홍콩 국적의 신도 ㄱ(28)씨의 전 연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으로 나온 ㄱ씨의 전 연인은 “ㄱ씨와 교제할 때 정씨로부터 당한 성폭행 등에 대해 수차례 들었다”며 “ㄱ씨가 정씨를 만나러 가기 전 녹음을 해 증거를 남기라고 조언했고, 사건이 일어난 뒤 음성파일을 전해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씨 쪽 변호인은 이날 “넷플릭스 방영 뒤 언론에서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검찰에서도 입장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정씨의 방어권은 보장돼야만 한다. 정씨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필요한 증인들을 직접 재판에 불러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무죄추정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법정에서 반대 심문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 걸쳐 충남 금산에 있는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ㄱ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2018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월명동 수련원에서 다른 외국인 신도 ㄴ(30)씨를 성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정씨는 2009년 강간과 준강간 등의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정씨 사건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통해 재조명되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6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진동 대전지검장에게 “엄정한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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