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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망치 소리에 잔해 수북…옛 청주시청 이대로 사라지나

등록 2023-03-08 17:03수정 2023-03-08 17:13

시민단체 천막 농성 돌입, 이범석 시장에게 면담 요청
철거가 시작된 옛 청주시청 본관 현관 슬라브 구조. 오윤주 기자
철거가 시작된 옛 청주시청 본관 현관 슬라브 구조. 오윤주 기자

58년 동안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3가 89-1 번지를 지켰던 옛 청주시청 본관이 시민들의 보존 바람을 뒤로하고 사라지고 있다.

8일 오전 옛 청주시청을 찾았다. 옛 청주시청은 철거를 위해 사방에 쳐 놓은 10여m 높이 천막·철재 장막에 가려져 사방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정문 옆 개구멍 같은 천막을 들고 들어서니 ‘뚱땅뚱땅’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시청 마당엔 건물 내부 사무실 등에서 나온 철제 칸막이, 단열 스티로폼, 낡은 텔레비전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1층 창문은 군데군데 깨져 있고, 뜯긴 천장에서 나온 전선이 힘없이 늘어뜨려져 있다. 청주시가 일본 욱일기를 형상화했다고 주장한 현관 와플 슬라브 구조 천장 아래 내부엔 뜯긴 벽체 잔해 등이 널브러져 있다.

철거가 시작된 옛 청주시청 본관 내부. 오윤주 기자
철거가 시작된 옛 청주시청 본관 내부. 오윤주 기자

철거 잔해가 쌓인 옛 청주시청 본관 앞. 오윤주 기자
철거 잔해가 쌓인 옛 청주시청 본관 앞. 오윤주 기자

철거 잔해가 쌓인 옛 청주시청 본관 앞. 오윤주 기자
철거 잔해가 쌓인 옛 청주시청 본관 앞. 오윤주 기자

청주시는 지난달 내부 석면을 철거한 데 이어 지난 7일부터 옛 청주시청 본관 철거에 나섰다.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 구조 등을 철거하려다 시민단체 저항에 막혀 일단 대형 중장비는 철수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곧 철거에 나설 계획이며,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안에 옛 청주시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충북지역 시민단체가 꾸린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는 철거 작업을 몸으로 막고 있다. 연대회의 활동가들은 지난 7일 저녁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밤을 새웠다. 이들은 돌아가며 불침번 서듯 공사 강행을 막을 참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8일 오전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 중단과 본관 보존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오윤주 기자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8일 오전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 중단과 본관 보존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오윤주 기자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가들이 지난 7일 저녁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 이들은 돌아가면서 철거 강행을 막을 참이다. 오윤주 기자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활동가들이 지난 7일 저녁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 이들은 돌아가면서 철거 강행을 막을 참이다. 오윤주 기자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옛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청주시에 본관 보존 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청주시가 기습적으로 본관 철거에 나섰는데 군사 작전 같은 은밀함과 대담함에 경악한다”며 “철거를 중단하고 본관 보존 계획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선영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청주시정을 무조건 반대하려고 천막을 치고 공사를 막으려는 게 아니다”며 “새 청사 건립 착공 시기가 2025년으로 시간이 있는 만큼 청주시는 철거를 서두르지 말고, 합리적인 본관 보존 계획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7일 철거에 앞서 낸 보도자료에서 “문화재청·전문가 등과 구성한 ‘청주시청사 구본관동 논의 협의체’ 협의를 통해 본관동 1층 로비, 와플 슬라브 구조(기둥, 보), 일부 파사드 등을 보존하기로 했다.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청주시청사 건립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옛 청주시청 본관은 1965년 강명구 건축가의 설계로 연면적 2001.9㎡ 3층 슬래브 구조로 지었다가 1983년 4층 637.2㎡를 증축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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