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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되련다” 김영환 충북지사 발언 법정으로

등록 2023-03-13 17:04수정 2023-03-13 17:43

김 지사 임호선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 고발
김영환 충북지사 취임식. 오윤주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 취임식. 오윤주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명예훼손·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 공무원노조 충북본부는 김 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시·군 순방을 반대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13일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을 통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지사는 “민주당 충북도당 임 위원장이 도민을 대표하는 충북지사를 친일파로 매도해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허위사실을 발표하고, 충북 전역에 관련 내용을 담은 펼침막(현수막)을 거는 등 선거법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 “표현의 자유를 넘어 도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범죄 행위로 여겨 사법부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용서·화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최백규 민주당 충북도당 공보국장은 “전 국민이 김 지사의 ‘친일파 발언’에 공분하고 있는데 반성·사과 없이 법적 대응 운운하는 적반하장 행태가 어이없다. 김 지사 쪽의 조처를 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충북도당과 임 위원장 등은 지난 9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들은 “김 지사가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마라’ 등 친일 망언을 했다. 도민의 이름으로 김 지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광복회 충북지회, 충북지역 시민단체 등도 지난 10일 김 지사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김 지사는 “국어를 배운 국민이면 누구나 아는 내용을 왜곡·폄훼했다”라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내용의 글·영상을 올렸다. 그는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는 제목을 단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마라. 그것은 구원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그들의 선택이다”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박진 장관의 애국심에 경의를 표한다. 왜 이리 이 나라에는 애국자들이 많은가. 내 마음이 훈훈하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지난 9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지난 9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 제공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김 지사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의 있습니다’란 글을 올려 “문맥은 보지 않고 ‘친일파가 되겠다’는 문장만 따로 떼 논점을 흐렸다. 반어법·문학적 표현조차 왜곡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쓴 글의 주요 부분을 다시 인용하고, 조국을 향한 단심이 확고부동하다고 했지만 “일본의 사과와 참회를 요구하고 구걸하지 마라”고 한 부분은 슬그머니 뺐다. 13일 오후까지 김 지사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란 글에 400여개, 이어진 해명 글에 100여개 찬반 댓글이 달리는 등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지사의 글을 두고 공직사회에도 비판이 이어진다. 공무원노조 충북본부는 13일 보도자료를 내어 “김 지사의 발언은 충의·절개를 중시해온 충북도민에게 상처와 모욕감을 줬다. 사과 한마디 없이 나서는 김 지사의 시·군 순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지사는 반어법도 모른다고 도민을 가르칠 게 아니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지려 하지 말고 도민에게 지는 게 진정 이기는 길이라는 알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청남도공무원노동조합도 “친일파를 자처하는 사람에게 특강을 들을 이유도, 업무보고를 할 이유도 없다”며 오는 16일 예정된 김 지사의 충남도 명예지사 근무를 반대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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