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가 도청 본관 복도에 윤석열 대통령 내외 사진전을 열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도가 하루 만에 철거에 나섰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민 간에 불필요한 논란이나 오해를 유발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며 전시 취소 사실을 밝혔다. <한겨레>도 이날 충청북도청에 직접 문의한 결과 “철거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하루 전인 30일 도는 도청 본관 1~2층 벽과 계단 통로 등에 윤 대통령 사진 24점을 걸었다. 그동안 도내 작가 등의 작품을 전시하는 ‘복도 갤러리’ 공간에 대통령 사진이 전시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한겨레>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하루만에 전시를 취소한 것이다. 전시될 예정이었던 사진들은 지난 2월 청남대를 방문한 윤대통령과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지(G)7 한미일 정상교류, 경제계·종교계 등과의 만남, 프로야구 시구 등 윤 대통령의 집무 장면과 대통령 내외가 개와 노니는 모습 등 일상 사진이 포함돼있었다.
충청북도는 앞서 전시를 열게 된 배경으로 “대통령실에서 취임 1주년 관련 사진 전시 의사를 전해와 오는 14일까지 전시회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한겨레>에 “시민의 공간에 대통령 치적·일상 등을 홍보하는 사진을 게재해 대통령을 우상화하려는 발상이 참으로 어이없다”며 “주민 자치·지방 자치 시대에 왕조 시대적 행태를 보이는 정부와 충북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