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환경위원회와 청주시 미호강유역연구회 등은 31일 청주시의회에서 ‘기후 위기 시대 미호강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오윤주 기자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미호강 유역의 수해 방지를 위해 준설보다 보 해체 등 유역 전체를 아우르는 하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청주시의회 환경위원회와 청주시 미호강유역연구회 등은 31일 청주시의회에서 ‘기후 위기 시대 미호강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염우 미호강 유역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재해로부터 안전한 미호강 유역관리 방안’ 주제 발표에서 “지난 7월15일 24명의 사상자가 난 오송 참사는 도로 교통 통제 실패라는 사회적 원인과 미호강 제방 붕괴라는 물리적 원인이 결합해 발생했다”라며 “환경 단체 등의 반대로 미호강 일대 준설을 하지 못해 피해가 났다는 조선일보 등의 보도는 진실을 호도한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으로 꼽힌 미호천교 임시 제방. 지난 7월15일 이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미호강이 범람해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됐다. 오윤주 기자
염 위원장은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기존 제방 훼손과 부실 임시제방 축조, 미흡한 하천관리 등을 꼽았다. 그는 “장마철 코앞에 급조한 임시 제방(29.74~29.78m)은 기존 제방(31.45m)은 물론 법정 제방고(30.58m)보다 낮았으며, 축조는 물론 보강이 매우 부실했다”며 “미호천교 상판 하부 고도(30.28m), 임시 제방 등이 법정 제방고보다 낮게 설치된 것과 관리 실태 등은 수사를 통해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 등은 지난 7월27일 미호강 제방 붕괴 원인 규명 공동 조사 발표를 하기도 했다.
미호강 유역협의회 등이 지난 7월27일 미호강 제방 붕괴 원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패널로 참석한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는 “준설은 통수 단면을 늘리는 것인데 홍수 때 물이 흘러가는 것과 비교하면 특정 지점 통수 단면이 늘어나는 것은 표시도 안 난다”며 “강·하천을 의미하는 선이 아니라 유역 전체를 의미하는 면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호강 수해 원인과 하천관리 방안’ 주제 발표를 한 백경오 한경국립대 교수도 “준설은 임시방편”이라고 밝혔다. 배명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미호강은 하상 경사가 낮고 유속이 느려 흙·모래가 잘 쌓인다. 준설해도 1~2년 후 다시 쌓이고 만다”며 “보와 제방 해체 등을 통해 유역 전체의 종합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염 위원장은 “미호강 폭은 상류 400~500m, 하류 600~700m지만 미호천교 부근 하천 폭은 350m로 병목 현상이 일어난다”며 “2015년 미호천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 계획 때 미호강 폭을 610m로 확장하기로 했지만 도로·철도 개량 사업에 밀리는 바람에 공사를 하지 못했다. 미호강 수해 예방을 위해 유역 전체를 아우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재난 관리 콘트롤 타워 정비, 충북 재난 안전 기관(재단) 설립·운영, 주민 참여형 미호강 관리, 디지털 홍수 지도 제작, 미호강 주변 저류지·도심 빗물 저장소 조성 등 방안도 나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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