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배 전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해직 4년여 만에 복직했다. 지 교사가 16알 오전 대전 가오고교 정문 앞에서 동료 교사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 제공
16일 오전 10시 대전시 동구 신기로(가오동) 가오고등학교 정문 앞, 지정배 전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교문으로 들어서자 기다리던 동료 교사들이 박수와 함성으로 맞이했다.
지 전 지부장은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검게 그은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잠깐 그의 눈이 촉촉하게 젖기도 했다.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교단을 떠난 것은 지난 2016년 1월21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취소처분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복직하지 않은 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해 직권면직(해직) 처분이 내려진 데 따른 것이었다. 그 뒤 그는 선생님이 아닌 해직교사로, 법외노조인 전교조 대전지부 상근자로 촛불 혁명 현장과 학교급식 개선 집회 현장 등을 지켰다.
“재판에서 졌을 때 해직을 각오하고 전교조에 남았죠. 그래도 막상 해직되니 교육 현장으로 돌아가는 날을 기다리게 되더군요.” 4년여를 재야에서 보낸 그에게 지난 14일 ‘원직복직’ 인사발령 통지서가 도착했다. 그는 재판이 정치적인 판단이었으니 복직은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통지서를 받아든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고 했다.
“진학담당인데 올해 입시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죠. 그래서 당장은 제가 학교에서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웃고 울던 제자들은 다 졸업했고, 근무하던 선생님도 한 분밖에 안 계시니 학교가 낯설기까지 합니다.” 그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1, 2 학년 학생들과 함께 진학을 고민하는 선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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