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의 한 시멘트 공장에서 지난 14일 크레인이 추락해 하청업체 소속 60대 노동자가 숨졌다. 지난 8일 현대중공업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지 일주일도 안 돼 다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산재 사고를 줄이는 데 각별히 노력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무색한 형국이다.
동해경찰서는 16일 “지난 14일 오후 11시42분께 동해시 삼화동 쌍용양회 시멘트 공장에 있는 천장 크레인이 10m 높이에서 쓰러져 크레인 운전기사 김아무개(63)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사고는 김씨가 크레인으로 부원료를 시멘트 용광로에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났다. 김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이 시멘트 공장의 천장 크레인 2대 중 1대를 조종하는 일을 해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락한 크레인 감식을 의뢰하고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과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천장 크레인의 경우 2년에 한번씩 점검받게 돼 있는데, 실제 점검했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추락사를 포함한 노동 현장 사고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김부겸 총리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등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산재 사고로 생명과 가족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부처가 각별히 관심을 갖고 줄이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지난 8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지난달 24일에도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40대 노동자가 떨어져 숨졌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