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울진읍에 있는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가 동해안 산불로 살 곳을 잃은 이재민을 위해 임시 주거용 조립식 주택을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이재민 주거 안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달 안에 조립식 주택을 건설해 이재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현재 산불 이재민들은 삶의 터전이 불에 타버려 친척 집이나 모텔 등을 전전하고 있다.
이재민이 1년 동안(연장 가능) 무료로 거주할 수 있는 조립식 주택은 2019년 4월 고성·속초 산불 당시 정부의 이재민 재난 복구 계획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면적은 24㎡ 규모로 방과 거실, 주방 등을 갖추고 있으며 건설 비용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한다. 건설 장소는 이재민이 원하면 기존 주택 자리도 가능하고, 마땅한 장소가 없으면 공유지에 조성할 계획이다.
강원도가 이재민을 대상으로 임시 주거용 조립식 주택 수요 조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32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동해 30채와 강릉 2채다. 하지만 삼척에서 아직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만큼 임시 주거용 조립식 주택이 필요한 이재민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조립식 주택 설치나 주택 복구가 어려운 이재민을 위해선 엘에이치(LH) 임대주택 등을 임시로 공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번 산불로 동해에서만 주택 등 130채가 완전히 불에 탔으며, 53채는 부분 피해를 보았다. 강릉에서도 건물 10채가 전소했으며, 4채는 일부가 탔다. 삼척에서도 주택 2채 등이 불에 탔다. 이로 인한 이재민은 동해에서 58가구 116명이 발생했으며, 강릉·삼척에서도 각각 6가구 6명과 1가구 2명이 발생했다.
강릉·동해 산불은 발생 90시간 만인 지난 8일 오후 7시께 진화됐다. 이 불로 동해 2100㏊, 강릉 1900㏊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축구장 면적(0.714㏊)의 5602배에 이른다. 아직 삼척 산불은 진화율이 오전 10시 현재 75%에 불과하다.
조은아 강원도 재난안전실 구호팀장은 “보다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이재민 주거 안정화 방안 등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거쳐 곧 정부 차원에서 발표할 것이다. 이재민 주거 안정이 시급한 문제라 임시 주택부터 우선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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