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횡성소방서 119대원들이 9일 오전 횡성군 우천면 산전리에서 주민 구조를 하기 위해 하천에 임시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에 이어 강원에서도 8일 밤에서 9일 새벽 사이 평균 100㎜가 넘는 폭우가 내려 1명이 숨지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호우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 1명, 구조 2명, 토사 및 토석류 유출 7건, 도로 침수 1건, 농경지 1㏊, 주택 2채, 주유소 1곳의 침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철원에서는 1가구 2명이 마을회관에 대피했다.
사망자는 평창군 용평면의 한 펜션에 투숙한 50대로 오전 8시10분께 속사리 계곡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2시간10분만인 10시20분께 계곡 하류에서 주검으로 인양됐다. 강원소방본부는 이날 새벽 3시56분께 횡성군 우천면 산전리에서 불어난 빗물 탓에 원두막에 고립돼 있던 ㄱ(44)씨를 구조했다. 또 새벽 4시54분께는 횡성군 서원면 석화리에서 하천 둑이 터져 집 안에 고립돼 있던 ㄴ(67)씨를 구조했다.
9일 낮 12시 54분께 강원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한 채를 덮쳐 소방당국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주민 1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새벽 0시10분께 횡성군 우천면 우항리 ㄹ씨 주택이 침수됐고, 새벽 2시7분께는 공근면 덕촌리에서 ㅂ씨 주택도 물에 잠겼다. 소방당국은 수중 펌프로 배수 작업을 벌였다. 횡성군 갑천면 율동리 도로와 횡성읍 공근면 신촌리 도로는 토사가 흘러내려 한때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이밖에 원주 단구동, 횡성 공근면·안흥면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춘천 신북읍 용산리 도로에 낙석이 떨어져 교통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산사태 우려 지역 71곳과 범람 피해가 우려되는 하천 9곳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722곳과 야영장 25곳 등을 집중 예찰하고 홍천강 등 둔치 주차장 4개소와 설악산 16개소, 치악산 12개소, 오대산 9개소 등 국립공원 3곳, 37개 탐방로의 출입을 통제했다.
9일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 수위가 181.6m를 기록해 홍수기 제한수위인 190.3m에 근접했다. 연합
강원지역 댐은 의암댐, 춘천댐, 화천댐이 지난 8일 낮 12~오후 1시30분 사이 방류를 시작했으며, 소양강댐은 강수량 등을 살펴 10일 오후 3시께 최대 초당 2500톤을 방류할 예정이다. 최근 소양강댐이 방류한 것은 2020년 8월5일이었다. 소양강댐의 현재 수위는 181.6m(저수율 62.0%)이며, 홍수기 제한수위는 190.3m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강원도는 횡성·철원·홍천군 평지·평창군 평지에 호우 경보, 화천·춘천·인제군 평지·북부산지·중부산지·남부산지·영월평지·정선평지에 호우 주의보 등 동해안 7개 시·군을 제외한 전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 또 춘천·원주·횡성·평창에 산사태 경보, 홍천·정선·철원에 산사태 주의보가 각각 발령됐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내일까지 영서 내륙과 산지에 최고 300㎜ 이상, 동해안에도 50~1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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