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중복리 세천변에서 무너진 보강토 옹벽이 세천 물줄기를 막아 주변 도로로 물이 넘치자 양양군이 중장비를 투입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물폭탄을 쏟아내면서 10일 강원 속초, 양양 등 영동 지역에선 도로·주택 등의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산사태 우려가 큰 강릉시 경포동·왕산면, 평창군 진부면, 정선군 남면 지역의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태풍과 함께 온 많은 비로 이날 오후 속초시 조양·동명·청호·대포·교동 등 일대가 침수됐다. 속초시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주택 29채, 상가 21곳, 도로 17곳, 주차장 1곳 등 68곳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대포동 일대 등 7곳의 하수관이 역류했으며, 속초시 외옹치 등 2곳에서 산사태가 났다. 속초 지역에는 이날 오후 3시5분께 시간당 91.3㎜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하천 범람 등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강원 양양군 강현면 복골천이 범람하면서 주민들이 마을회관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강릉시는 정동진천이 범람하자 주민 대피를 안내했다. 강릉 남대천도 수위가 빠르게 상승해 통행 자제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산사태 위험도 고조되고 있다. 강영관 동부지방산림청 산림재해안전과장은 “강릉시 왕산면, 평창군 진부면, 정선군 남면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빗물 유역이 큰 지역”이라며 “누적 강우량이 300㎜를 넘으면 비탈면 붕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태풍에 대비해 지난 9일 오후 전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4단계 ‘심각’으로 높이고 주민 대피와 피해 발생 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강원도를 비롯해 경북, 충남, 경남, 전남 등 5개 도에 산사태 협력관을 파견했다. 강원 지역은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삼척 387㎜, 고성 383.7㎜, 강릉 342.4㎜, 속초 336.5㎜ 등 3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