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62시간여 만인 지난 3일 오후 2시4분께 처참한 모습으로 인양된 소방헬기 모습. 동해해경 제공
응급환자 이송 중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의 실종자 수색작업이 4일 재개됐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함정 14척과 항공기 6대 등을 사고 해역인 독도 인근에 투입, 광범위한 해상 수색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조류 등으로 실종자가 독도 해안가로 밀려올 수 있어 독도경비대와 소방대원뿐 아니라 드론까지 동원해 독도 주변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상 악화로 중단한 수중 수색도 기상이 호전되는 대로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 독도 인근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아직 현장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수중 수색을 시작하진 못하고 있다.
해경은 기상이 좋아지면 해군·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관계기관의 ‘사이드 스캔 소나(Side Scan Sonar)’, 무인잠수정, 포화 잠수장비, 독도 인근 해저지형 자료 등 관련 장비를 총동원해 추가 실종자 수색에 나설 참이다.
밤사이 해경은 기체 발견 지점 인근을 6개 구역으로 나눠 함정 8척과 항공기 2대 등을 동원해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진 못했다.
추락한 소방헬기는 사고 발생 62시간여 만인 지난 3일 오후 2시4분께 처참한 모습으로 인양됐다. 하지만 인양 과정에서 헬기 동체 안에 있던 실종자가 유실되면서 추가 실종자 발견에는 실패했다. 해경이 기체 주위에 유실 방지 그물망을 이중으로 설치했지만 기체 일부와 내부 장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함께 유실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일 독도 해역에서 수습한 남성 주검 2구의 신원은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정용(45) 정비실장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의 디엔에이(DNA) 분석 결과와 정밀지문 감식 결과가 모두 일치했다. 병원과 유족은 비공개로 장례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청해진함에 인양된 소방헬기 동체는 포항항으로 이동한 뒤 사고원인 조사 등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동해해경 관계자는 “소방헬기 동체 인양 위치 인근에 유실된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여건이 나아지면 해당 위치 주변을 철저하게 수색해 실종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5분께 응급환자와 보호자, 소방대원 5명 등 7명이 탄 소방헬기가 독도에서 이륙한 지 2∼3분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현재 해경은 실종자 7명 가운데 2명을 수습했으며 나머지 4명의 행방을 찾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