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의 한 고등학생 부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광주에서 학교폭력(학폭)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등학생의 부모가 가해자 처벌과 학폭 근절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9만명 넘게 동의했다.
학생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 ㄱ씨는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학교폭력으로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학교폭력 없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썼다. 그는 “(아들) 장례를 치르던 중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보받고 수년간의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ㄱ씨는 “아들이 매일 웃으며 저의 퇴근길을 반겨줬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이었다.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ㄱ씨는 “학교폭력을 가한 가해 학생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도록 국민이 옆에서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광주 광산구 어등산에서 고등학교 2학년 ㄴ(17)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ㄴ군이 태블릿피시에 남긴 유서에 “학교에서 맞고 다니는 거 부끄럽고 서러웠는데 너희 덕분에 웃으면서 다닐 수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학폭 피해 의혹이 일었다. 또 ㄴ군의 친구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동영상에는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ㄴ군의 유족은 1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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