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김홍빈씨.광주시 제공
‘열 손가락이 없는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57·콜핑 홍보이사)씨가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한 다음 실종된 뒤 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모이고 있다.
20일 광주광역시는 체육진흥과를 중심으로 사고수습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시는 이날 오전 이용섭 시장 지시에 따라 체육진흥과 사무실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광주장애인체육회, 광주산악연맹 등과 대책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대한산악연맹과 외교부 등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할 방침이다. 광주시와 광주산악연맹은 현지에 있는 등반대원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수색 등 김씨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자 시 체육진흥과장은 “아직 김씨의 생사가 확인된 것이 아니라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광주시 차원에서 김씨의 가족 등을 대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정대를 주최한 광주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갑작스러운 소식에 장애인체육회 내부에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대책위 구성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김씨가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악인 김홍빈씨가 히말라야에서 실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광주시민들이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카카오톡 단체방 갈무리
광주 시민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전남 출신인 김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각종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김 대장님의 무사귀환을 빕니다. 틀림없이 무사하실 것입니다’ ‘김홍빈 대장은 끝까지 견디고 살아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 곁으로 무사귀환하길 두손 모아 빕니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김씨가 무사히 광주로 돌아오길 희망했다.
이용섭 시장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김홍빈 대장, 꼭 살아서 돌아와 주십시오. 삶 자체가 인간 승리의 역사였던 김홍빈 대장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이번에도 모진 역경 이겨내고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전남 고흥 출신 김씨는 1983년 대학 시절 산과 인연을 맺은 후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단독 등반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해 동상으로 손가락을 모두 절단해야 했다. 그는 2006년 가셔브룸2(8035m)를 시작으로 2007년 에베레스트, 2012년 케이2 등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나섰고 18일 오후 4시58분(현지시각)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오르며 15년 만에 꿈을 이뤘다.
하지만 김씨는 하산 중 7900m 인근에서 크레바스(얼음 구멍)에 빠져 구조 신호를 보냈고 러시아 등반대가 구조를 시도했지만 밧줄이 헐거워지면서 추락해 현재까지 연락두절 상태다. 이번 등반대에는 김씨를 포함한 6명이 참여했지만 정상은 김씨 혼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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