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막스크린 납품비리 전남교육청 공무원 징역 5년 선고

법원, 브로커와 업체대표 등에게도 징역형

전남 무안군에 있는 전남도교육청 전경. <한겨레>자료사진

수십억원대의 학교 기자재 납품비리를 저지른 전남교육청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들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재판장 임혜원)는 20일 “지난 19일 선고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뇌물)로 기소된 전남교육청 공무원 ㄱ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1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사기, 뇌물공여,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ㄴ씨에게는 징역 4년에 추징금 5억9천만원을,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업체대표 3명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7년 2월~2018년 6월 전남지역 학교 62곳에 28억원 상당의 전동 햇빛가리개(암막 롤스크린)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계약 담당 공무원인 ㄱ씨는 ㄴ씨 또는 업체대표에게 수차례에 걸쳐 모두 4100만원을 받고 해당 업체가 계약될 수 있도록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ㄴ씨는 납품 계약 금액의 40∼50%를 수수료로 받는 조건으로,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해당 업체들이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했다. 업체대표들은 계약서에 나온 제품(울트라 매트 원단)보다 원가가 저렴한 폴리에스터 재질의 암막 롤스크린을 제작해 납품했으며, 제품 수량이나 규격도 지키지 않아 10억원 상당의 차익을 챙겼다.

재판부는 “ㄱ씨는 공무원 직무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했는데도 범행을 회피해 엄벌이 불가피하다. ㄴ씨는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를 이용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렸고 공정한 조달계약 체결을 목적으로 하는 다수공급자계약 제도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업체대표들은 조달물품의 공급단가를 인상시킴으로써 국가와 교육 재정에도 상당한 손실을 끼쳤다. 이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 이에 맞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전남교육청은 2018년 7월 롤스크린 납품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자체감사를 벌인 후 납품계약 관계자들을 같은 해 11월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계약에 관여한 공무원 12명과 업체관계자 등 24명을 뇌물수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올해 1월 이 중 21명을 기소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업체대표로부터 선물 등을 받았지만 계약에는 관여하지 않은 공무원 26명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교육청은 개선책으로 지난해 9월부터 1000만원 이상 물품을 구매할 때 공정성을 따져보는 물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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