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외벽 붕괴 사고가 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119구조대가 불빛을 비추며 실종자 여부를 파악 중이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서 신축 공사 중이던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 있던 작업자 등 6명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1일 광주시와 소방당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47분께 광주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2블록 201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붕괴됐다. 이날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호익 광주 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외벽이 붕괴했다”고 밝혔다. 타설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오후 3시47분께 광주시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사고가 발생하자 3명이 구조됐고, 3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구조된 현장 관계자 2명은 도로 현장사무실 컨테이너 사무실에 콘크리트 잔해물들이 떨어지면서 갇혔다가 구조됐고, 공사를 하던 1명은 잔해물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작업자 등 6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추가 인명 피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 출동, 잔해물 해체 작업을 벌이며 인명 수색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사고 현장엔 소방관 75명과 광주경찰청 소속 기동대원 100명 등 208명이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가 우려돼 안전진단을 마친 뒤 공사장 안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사고 현장 주변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건물 외벽이 붕괴되면서 공사장 가설 철제 벽이 무너져 공사장 아래 차 10여대가 매몰됐으며, 사고 현장의 전선이 끊어지면서 인근 100여가구가 한때 정전 피해를 입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외벽이 무너지면서 콘크리트 잔해물들이 사고 현장 건물 아래 현장 사무실 컨테이너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굉음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 외벽 붕괴 사고가 난 화정현대아이파크. 연합뉴스
11일 오후 3시51분께 광주시 서구 화정동 ㄷ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소방당국과 경찰은 공사 현장 책임자,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이날 사고가 난 공사는 지난해 6월 사상자 17명을 낸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 무등산아이파크 4차 시공사였던 에이치디시(HDC) 현대산업개발이 맡고 있어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9년부터 서구 화정동 23-27 일대에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다. 전체 8개 동으로 지하 4층, 지상 39층 규모로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등 모두 847가구다. 주변에 터미널과 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있어 2019년 1순위 청약 때 433가구 모집에 2만9261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67.5 대 1을 기록했다. 당시 3.3㎡당 분양가가 광주에서는 상위권인 1631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 신축 과정에서 건축 자재 낙하물 추락 위험, 과다한 비산 먼지 발생, 교통 정체 유발 등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하 안관옥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