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경찰이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바닷속에서 인양한 조유나양 가족의 차를 육지로 운반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지난달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양 가족이 바다에 잠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는 한편, 완도에서 실종되기까지 일가족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9일 낮 12시20분께 전남 완도군 신지면(신지도) 송곡선착장 방파제에서 80m 떨어진 바닷속에서 조양 가족이 탔던 차를 작업 시작 2시간여 만에 인양했다. 차는 뒤집힌 채로 앞부분이 개펄에 묻혀 있었으며, 내부는 펄이 가득 차 있었다.
경찰은 육지로 인양한 차의 운전석에서 30대 남성의 주검을, 뒷자리에서는 30대 여성과 여자아이 주검을 발견했다. 30대 남성은 안전띠를 매고 있었으며 뒷자리 주검은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차량 변속기는 주차상태인 ‘P’(피)에 놓여 있었는데, 차체에 크게 파손된 흔적이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바다 추락 전 외부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주검은 부패가 심해 육안으로는 외상이나 신원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발견된 주검이 조양 일가족일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해 지문 대조, 유류품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문용은 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검안, 검시, 부검 등으로 사망 원인을 규명하겠다. 차량도 감정을 의뢰해 교통사고, 고장 여부를 판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양작업을 지켜본 송곡마을 주민들이 주검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이정금(78)씨는 “부모들은 그렇다 쳐도 어린아이까지 죽었다는 소식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왜 아무 죄도 없는 애가 희생을 당해야 하는지 속상하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쪽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졌지만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됐다. 조양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양 부모는 지난해 직장을 그만둔 뒤 올해까지 무직 상태였으며, 집 현관에는 각종 고지서·독촉장이 있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양 부모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 분석을 통해 가상자산 ‘루나’와 ‘수면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검색한 이력도 확보했다.
광주에 사는 조양 가족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 한달 살이 체험’을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24일부터 30일 밤 11시께까지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지냈다. 완도 신지면은 조양 아버지의 외갓집이 있었던 완도 고금도와 인접한 곳이다. 조양이 다니는 학교 쪽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이달 16일에도 조양이 출석하지 않자 집을 찾아가 빈집임을 확인한 뒤 21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4일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신지도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경찰은 조양 가족의 차가 지난달 30일 밤 11시6분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 쪽으로 진입하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보하며 수색에 속도를 냈고 방파제 인근 바닷속에서 차를 찾아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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