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전북 순창군 구림면 한 농협 주차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사고가 난 현장의 모습. 박임근 기자
전북 순창군 구림면에서 주민 20명이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8일 전북 순창경찰서와 전북소방본부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1t 트럭이 순창군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조합장 투표를 위해 건물 밖에 줄을 서 대기하던 주민 40여명을 덮쳤다. 이날은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일인 터라 이른 시각부터 조합원들의 투표가 진행 중이었다.
ㄱ(80)씨 등 4명이 숨지고 16명(중상 4명, 경상 12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전주 등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순창보건의료원 관계자는 <한겨레>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분들이 치료를 받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중상자 중에서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공수현(73)씨는 <한겨레>와 만나 “투표를 마치고 조합 건물로 들어서려는데 갑자기 트럭이 인파의 줄 중간 부분에 끼어들어 돌진해 밀고 나갔다. 대기하던 사람들 일부가 차에 깔렸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 건너편 가게 주인 강동열씨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서 밖을 보니까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트럭 운전자(74)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표를 마친 트럭 운전자가 ‘소와 개 사료를 트렁크에 싣고 사룟값 계산을 위해 옆 창구로 이동 중에 액셀(가속장치)을 브레이크로 잘못 알고 세게 밟아서 대기 중인 분들에게 피해를 주게 됐다. 사고 이후에는 너무 긴장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쪽은 “음주와 약물 여부도 확인했는데 이상이 없고,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받은 지도 얼마 안 됐다”고 덧붙였다.
농협 순창군지부 한 관계자는 “조합장 선거에 후보자 2명이 출마했는데 선거 과정에서의 과열은 없었다. 경찰의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선거와 관련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순창/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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