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정에 출두하는 이상직 전 의원. 연합뉴스
검찰이 이상직 전 의원과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가 수백억원대 배임을 공모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재판에 넘겼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권찬혁)는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 전 의원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대규모 채용 비리 사건으로 이미 교도소에 수감 중으로, 이 건으로 구속되지는 않았다.
이들은 2017년 2~5월 이스타항공 항공권 판매대금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 설립 자금으로 사용해 이스타항공에 경제적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19년 8월 타이이스타젯 항공기 1대 리스 비용인 약 369억원을 이스타항공이 지급보증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실소유했다고 의심받는 타이계 저비용 항공사다.
검찰이 밝힌 전환사채 관련 흐름도. 전주지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은 이 전 의원과 박 대표가 배임 정황을 숨기기 위해 계열사에 부실 채권을 떠넘겼다고 봤다. 제주항공이 2020년 8월 이스타항공 인수를 시도했다가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의 가치가 사라졌는데, 이를 계열사에 떠넘기는 수법으로 배임과 관련한 범행 흔적을 지웠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전 의원과 박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박 대표는 배임과 별개로 2011년 10월~2019년 9월 약 37억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속칭 환치기)를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재판 중인 이상직 전 의원에 대한 횡령·배임, 채용 비리 등 사건과 함께 피고인들에게 엄정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타이이스타젯 자본금 사용처 등도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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