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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권 두고 군산-김제 힘겨루기…새만금특별지자체 설립 난항

등록 2023-07-10 17:41수정 2023-07-11 02:32

아래쪽 새만금방조제(2호)에서 바라본 신항만의 공사 중인 모습. 대형 크레인 너머로 2016년에 준공한 신항만 방파제가 희미하게 보인다. 박임근 기자
아래쪽 새만금방조제(2호)에서 바라본 신항만의 공사 중인 모습. 대형 크레인 너머로 2016년에 준공한 신항만 방파제가 희미하게 보인다. 박임근 기자

지난 6일 오후 3시께 새만금방조제(2호) 북단 끝에 있는 새만금33센터 전망대에 올랐다. 높이 33m인 이 전망대는 세계 최장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오른 새만금방조제(33.9㎞)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7층 꼭대기에선 바다와 방조제, 매립한 땅이 한눈에 들어왔다. 동쪽으로는 만경강을 가로지르는 남북도로가, 남쪽으로는 신항만 공사장의 대형 크레인이 보였다.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었지만, 새만금이 직면한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전라북도가 지역 상생을 위해 지난해 군산시·김제시·부안군에 제안한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립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지자체들 사이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새만금방조제에 이어 동서도로와 신항만의 관할권을 두고 군산시와 김제시는 또다시 충돌하는 양상이다.

새만금 내부 위치도. 전북도 제공
새만금 내부 위치도. 전북도 제공

앞서 전라북도는 지난해 8월 군산시·김제시·부안군에 지역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새만금특별지자체 설립을 제안했다. 지방자치법은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 이외에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따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특별지자체가 만들어지면 기존의 행정구역은 그대로 두면서 특별한 사안에 대해 상호협력하게 된다. 특별지자체는 지자체 간 협의→규약 제정→지방의회 의결→규약 승인(행정안전부)→특별지자체 설치·구성을 거쳐 운영하는데, 새만금에서는 초기 절차인 협의 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것이다.

전라북도가 지방의회를 상대로 추진한 설명회부터 어긋났다. 지난해 말부터 두차례 시도했지만 군산시의회의 반발로 지난 1월 무산됐다. 지난달 전라북도가 제안한 부서장 회의는 김제시의회의 반발로 좌초했다. 김제시의회는 “새만금 동서도로와 신항만 등의 행정구역은 보류한 채, 특별지자체부터 설치하자는 것은 신항만 관할권을 군산시로 결정하려는 군산시 의견에 동조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행정구역 관할권은 법과 원칙에 따라 중앙분쟁조정위에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제시의회는 새만금방조제 바깥쪽에 있는 신항만과 안쪽의 동서도로에 대해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공중에서 본 새만금 남북도로(다리가 보이는 곳)와 동서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의 모습. 새만금개발청 제공
공중에서 본 새만금 남북도로(다리가 보이는 곳)와 동서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의 모습. 새만금개발청 제공

그러자 군산시의회는 “김제시의회 주장은 지역 상생을 위한 추진 노력을 분열시키고 신항만과 동서도로를 빼앗아 가려는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했다. 군산시에 속한 비안도와 무녀도 사이에 들어서는 방조제 바깥 신항만은 군산 관할이라는 논리다.

앞서 대법원은 2021년 1월 군산시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방조제 1호는 부안군, 2호는 김제시, 3·4호는 군산시가 관할권을 갖도록 판결했다. 그해 3월 군산시는 매립지 등의 관할을 행안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한 지방자치법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와 별도로 신항만 방파제, 새만금 동서도로, 만경7공구 방수제 등 3곳이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에서 관할권을 다투고 있다.

새만금 동서도로로 진입하는 김제시 심포항 주변에 군산 쪽을 비난하는 김제 주민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박임근 기자
새만금 동서도로로 진입하는 김제시 심포항 주변에 군산 쪽을 비난하는 김제 주민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박임근 기자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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