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여성단체연합과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은 11일 전북지방경찰청 앞에서 자동차 휠 생산업체 ASA 전주공장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임근 기자
자동차 휠 생산 제조업체인 ASA 전주공장에서 반복적인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는 여성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여성단체연합과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은 11일 오전 전북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수년째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쪽의 묵인으로 가해자는 처벌은 커녕 회사의 신뢰를 받으며 계속 근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들 단체는 공장의 현장 책임자로 일하는 ㄱ씨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취업과 고용안정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여성 직원에게 “저녁에 술을 마시자”, “모텔에 가자” 등의 발언을 했으며, 신체 일부를 만지려 했다고 단체들은 주장했다. 이후 피해 노동자들은 회사에 이러한 사실을 보고했지만, 사정은 전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들은 “공장에서 수년째 발생한 성폭력으로 피해자는 퇴사했지만, 가해자는 단 한 번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공장 관리자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음에도 회사는 가해자 옹호에만 급급했다. 최근 여성단체가 이 문제를 다시 공장 관리자에게 알렸으나 여전히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성의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필수 ASA 노조지회장은 “회사 쪽이 가해자 ㄱ씨를 앞세워 노조를 탄압하고, 조합원 회유 등 부당노동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진상조사와 가해자 엄중 처벌 △회사 쪽의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즉각 사과 △노동탄압 중단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ㄱ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단체가 주장하는) 일에 대한 기억도 없고 한 적도 없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검찰이나 경찰 조사를 받았을 텐데, 이제 와서 왜 없는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회사 쪽은 몇 차례 연락에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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