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사자 명예훼손’ 전두환, 1년여만에 광주 법정에

회고록 “5·18 무관” 주장…거센 반발 불러
형사소송 판사 바뀌며 인정심문으로 출석
민사소송은 유족 승소 후 항소심 진행 중

전두환씨가 지난해 3월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인정신문을 마친 후 법정을 나가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두환(89)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자신은 5·18민주화운동과 무관하고 무차별적인 살상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자신을 광주 상처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표현해 희생자 가족들과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게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고 아놀드 피터슨 목사에게는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라는 비난도 주저하지 않았다.

5·18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는 즉시 반발했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2017년 4월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전씨를 형사고소하는 한편 같은해 6월 회고록 출판·배포금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민사소송은 2018년 유족 등이 승소한 후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이다.

광주지검은 5·18 헬기사격을 조사해 사실로 판단했고 전씨가 의도적으로 조 신부를 비난했다고 판단해 2018년 5월 불구속 기소했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출석해야 하지만 전씨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불출석해 재판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광주지법은 지난해 1월 전씨를 강제로 소환하기 위해 구인장을 발부했고 전씨는 3월 열린 인정신문에 출석했다.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공판이 11차례 열렸고 전씨는 건강문제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후 광주법정에 오지 않았다. 올해 2월에는 재판장이 새롭게 바뀌며 공판절차가 갱신돼 전씨는 다시 광주지법에 열린 인정신문에 출석하게 됐다.

김용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