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에서 열린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한 15·18 40년 이후의 기념과 계승을 위한 집중토론회’ 참석자들이 5·18 의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민주·인권·평화’로 대변되는 5·18민주화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20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한 ‘5·18 40년 이후의 기념과 계승을 위한 집중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서 “5·18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독보적 사건으로서 5·18 철학하기’ 주제발표를 통해 “프랑스혁명 등 서양의 민중항쟁은 개인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 발생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국가 폭력 앞에서 이익 추구는 생존이라는 더 큰 가치에 밀릴 수 있다. 5·18은 생존을 위해 도망치던 시민이 타인을 구하기 위해 돌아왔다는 새로운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들이 시민들을 구타하는 장면. <한겨레> 자료 사진
김 교수는 “광주는 ‘국가 폭력’이라는 고통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게 됐고, 같이 먹고 같이 싸우는 공동체를 통해 자유와 정의를 추구하는 이상적 국가관을 확립했다. 5·18 항쟁공동체의 본질적 진리는 폭력이 지배하는 국가가 아닌 사랑이 다스리는 나라에 대한 갈망”이라고 주장했다.
안평환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 대표는 ‘5·18정신과 도시공동체 연계 방향 모색’ 주제발표에서 “505보안부대 옛터, 국군광주통합병원 건물 등 5·18 사적지 29곳을 활용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5·18 사적지 대부분 낡고 병들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현대적 감각으로 리모델링해 걷고 싶은 오월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민학살 현장인 주남마을, 계엄군과 시민들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던 광주역 광장 등 30개 민주인권마을을 조성하고 5·18 참여자를 해설자로 양성하면 사회적 경제 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5·18행사위는 ‘5·18 40년 이후 무엇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를 주제로 27일 2차 집중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차 토론회에서는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40주년 이후 전국화 세계화 전략의 재구성’을, 조진태 5·18행사위 집행위원장이 ‘40주년 5·18기념계승의 방향전환에 대한 모색’을 발표한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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