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청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업체 대표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광주지법에 제출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지난 5월 광주의 한 폐자재처리공장에서 파쇄기에 끼어 숨진 고 김재순(25)씨 아버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씨의 아버지 김선양씨는 19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들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업주가 반성할 수 있도록 재판부가 엄벌에 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회원들이 함께했다.
김씨는 “우리 재순이는 지적장애를 앓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성실하게 일했다. 재순이가 억울하게 죽었지만 업체 대표 박상종씨는 ‘자기 과실’이라는 변명만 하고 있다. 박씨는 오히려 우리 때문에 힘들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 보상금을 얼마나 받았는지 물어보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재판부는 기업살인을 저지른 박씨를 구속해 법의 엄정함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등도 기자회견문을 내어 “해당 업체에서는 2014년에도 사망사고가 있었지만 벌금형으로 끝났다.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박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2643명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재순씨는 5월2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광역시 하남산단 내 폐목재처리공장에서 혼자 근무하던 중 폐수지 파쇄기에 신체 일부가 빨려 들어가며 숨졌다. 검찰은 업체 대표 박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8월27일 불구속기소했다. 박씨의 첫 재판은 20일 광주지법 404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