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광양읍 읍내리 한복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광양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 제공
전남 광양 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가 소녀상 때문이라는 일부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광양시민단체가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전남 광양시여성단체협의회, 광양시민단체협의회, 광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0일 광양시 광양읍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의 소녀상은 이전돼서는 안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일부 상인이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광양읍 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는 소녀상 때문이다.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소녀상을 세운 시민단체를 불법단체로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해당 현수막 게시로 광양은 한순간 역사 의식이 왜곡된 도시가 됐고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이 폄훼됐다. 지금은 해당 현수막이 철거됐지만 앞으로 광양시민을 욕보이는 행동이 또다시 발생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광양시민단체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는 코로나19를 비롯한 광양의 상권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를 소녀상 때문이라고 여기는 개인과 단체는 역사의식을 올바로 할 것을 충고한다. 우리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역사교육의 현장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 소녀상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평화의 소녀상 이전 현수막을 설치한 ㄱ(60)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소녀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광양시의 원도심 활성화 관심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ㄱ씨는 “내 행동으로 광양 전체가 욕을 먹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 원래 현수막을 걸었던 목적은 원도심 활성화에 의지를 보이지 않은 광양시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현재 소녀상이 서 있는 자리는 유동인구도 많지 않고 주변 조경도 좋지 않아 더 나은 곳으로 옮겼으면 하는 생각을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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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저금통 깨서 모금했는데…광양 ‘소녀상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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