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검찰 전남대 산학협력단 성비위 사건 불기소…판단 기준 잘못”

등록 2021-01-26 15:57

부서회식서 어깨동무 등 신체접촉
여성단체 “피해자 감정 고려해야”
26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성비위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26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성비위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검찰이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성비위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과 관련해 여성·시민단체들이 재수사를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등 7개 단체는 26일 광주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지검은 성인지 감수성에 근거한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은 전남대 산학협력단 회식 자리에서 상급자가 피해 여성을 수차례 신체 접촉한 강제추행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신체접촉으로 피해자가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는 있으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분노, 공포, 무기력, 모욕감 등 다양한 행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검찰은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라는 왜곡된 기준을 적용해 피해자인 ‘고소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남대 산학협력단에서 근무하는 ㄱ(40·여)씨는 2019년 12월26일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노래방에서 진행된 부서 회식에서 상급자인 ㄴ 전 과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1월14일 대학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ㄱ씨가 공개한 폐회로(CC) 텔레비전 영상에는 ㄴ씨가 ㄱ씨의 어깨와 얼굴, 손 등을 수차례 붙잡는 모습이 찍혀 있다. 하지만 대학 인권센터는 두 차례 조사에서 ㄱ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결론 내렸고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6월25일 ㄱ씨를 해임했다. ㄱ씨는 부당한 처사라며 그해 8월 기자회견과 함께 ㄴ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교육부는 감사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30일 인권센터의 조사가 잘못됐다며 조사에 참여한 교수 8명을 징계하라고 대학 쪽에 통보했다. 반면 사건을 수사한 광주서부경찰서는 ‘성추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난달 16일 ㄴ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달 6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 쪽 법률 지원에 나선 민변은 수사기관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항고할 계획이다. 민변 쪽은 “항고 이유 요지를 보면 검찰은 피해자가 직접 불쾌함을 표시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불기소 결정의 이유로 들고 있는데, ㄴ씨가 당시 전남대 산학협력단에서 세 번째로 높은 직급에 있어 ㄱ씨가 항의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변은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에서 ㄴ씨가 ㄱ씨의 어깨를 눌러 앉힌 후 옆자리에 착석한 행위와 ㄱ씨의 손을 잡아끌어 노래방 중앙으로 나오게 한 뒤 어깨동무를 한 행위가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단순히 ‘어깨에 손을 잠시 올리는 등의 행위’와 ‘함께 노래하거나 춤을 추자는 뜻에서 ㄱ씨의 손을 잡아끄는 행위’로 축소해 판단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불기소 이유서에서 단순히 ㄱ씨가 ㄴ씨의 행위에 ‘불편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했지만, 민변은 ‘불편감’ 역시 성적 수치심의 여러 표현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호 광주지검 인권감독관은 “증거와 법률,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바로가기: “전남대, 성추행 신고자를 무고로 해임하다니...”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956724.html

교직원 성비위 사건 두고 교육부-전남대교수회 충돌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975854.html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