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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에 잠든 세월호, 1.3㎞ 거리 고하도로 옮겨 영구보존

등록 2021-04-15 20:39수정 2021-04-16 02:38

이르면 세월호 10주기인 2024년부터 이동 시작
목포시 고하도에 세월호생명기억관 건립해 거치
15일은 7년 전 여객선 세월호가 인천항을 떠난 날이었다. 이후 2557일이 지났지만 세월호는 아직도 목적지인 제주항에 닿지 못했다. 출항 이튿날 참사를 당해 3년은 진도 맹골수도의 40m 바닷속에서, 인양된 뒤 4년은 목포신항의 차량부두에서 죽은 듯 잠들어 있다.

이날 추모객 50여명이 세월호가 서 있는 목포신항을 찾았다. 이들은 항구 울타리에 매달린 빛바랜 리본들을 어루만지거나 미수습자 5명의 얼굴 사진을 바라보며 아픔을 삼켰다. 김인순(69·경기 성남)씨는 “객실 안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던 아이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참사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는 반잠수정에 실려 목포신항에 거치됐다. 세월호를 안은 목포는 시내 거리를 노랗게 장식하며 위로를 보냈다. 올해도 세월호가 놓인 길목의 가로수와 전신주에 매달린 노란색 천 수천장은 추모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민들은 현장성을 살려 선체를 영구히 보존하자는 안에도 기꺼이 동의했다.

지난해 목포신항에서 직선거리로 1.3㎞가량 떨어진 고하도가 보존 장소로 정해지면서, 세월호 선체 보존계획의 윤곽도 나왔다. 선체는 침몰→인양→절단→직립 등을 거쳤지만 구조적 안정성에 문제는 없는 상태다. 2019년 변형된 선박의 구조, 두께, 하중 등을 해양수산부가 검사한 결과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3년마다 안정성을 평가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최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에서 기초한 선체 처리계획의 실행안을 국회에 보고했다. 2028년까지 1523억원을 들여 목포시 고하도 배후단지에 선체를 거치하고, 세월호생명기억관을 건립해 기억·추모·교육 등에 활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국무조정실 세월호지원추모위원회는 지난해 8월 목포 고하도를 선체 보존지로 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두달 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고, 오는 8월까지 예산편성 적정성 검토를 마치기로 했다. 이후 해수부는 내년까지 18억원을 들여 기본설계를 마치고, 곧바로 실시설계를 진행한다. 세월호 영구보존은 2024년 시작해, 2028년 거치를 완료한다는 일정을 세웠다. 해수부는 이를 위해 구상권을 소송 중인 청해진해운한테 대물변제 방식으로 소유권을 확보하고, 고하도 배후단지 갯벌의 매립과 보강, 모듈트랜스포터를 활용한 육상 이동 등의 작업도 준비 중이다. 이민중 해수부 세월호선체관리지원과장은 “원형 복원을 선체 인양 상태로 할지, (선체를 절단한) 수색완료 상태로 할지 미정”이라며 “원형 보존의 장소와 방향 등 중요 사항은 결정된 만큼 세세한 부분은 유가족, 목포시의 의견을 들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4·16참사가족협의회에서도 목포 거치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이 우선이고, 선체 보존은 다음”이라는 원칙을 내비쳤다. 2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 중인 만큼 참사의 결정적인 증거인 선체를 당분간 현상태로 보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성욱 가족협의회 선체분과위원장은 “방향을 정하는 기본설계 때부터 참여해 의견을 내겠다. 유가족들은 내년 9월 사회적참사위원회 활동이 끝나야만 비로소 선체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2028년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시 고하도 갯벌.
2028년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시 고하도 갯벌.
15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는 추모객 50여명이 찾아와 희생자 304명의 넋을 위로했다.
15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는 추모객 50여명이 찾아와 희생자 304명의 넋을 위로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제시한 세월호 원형보존 조감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제시한 세월호 원형보존 조감도.

2021년 5월15일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둔 목포신항의 세월호.
2021년 5월15일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둔 목포신항의 세월호.

세월호가 영구보존될 목포시 달동 고하도 매립지 위치
세월호가 영구보존될 목포시 달동 고하도 매립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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