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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제주

유해는 말한다…다랑쉬굴 성찰의 특별전

등록 2022-04-04 04:59수정 2022-04-04 08:01

제주4·3평화재단, 11일부터 다랑쉬굴 특별전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실에 있는 ‘다랑쉬굴 특별전시관’에 재현된 다랑쉬굴 내부 모습. 허호준 기자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실에 있는 ‘다랑쉬굴 특별전시관’에 재현된 다랑쉬굴 내부 모습. 허호준 기자

4·3 진상규명운동의 촉매제가 됐던 다랑쉬굴 유해 발견 30년을 맞아 특별전이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11일부터 제주4·3평화기념관 예술전시실 1·2관에서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 특별전’을 연다. 다랑쉬굴 유해 발굴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고, 당시 제주 사회와 언론 등의 대응을 통해 4·3의 과제를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계획됐다.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실에는 1992년 발견 당시 다랑쉬굴 내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다랑쉬굴 특별전시관’도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는 이와 별도로 각종 사진과 영상자료를 통해 다랑쉬굴 발견 및 유해 발굴 상황을 보여주게 된다.

‘다랑쉬굴 발굴과 제주 사회’를 주제로 한 1부 전시공간은 다랑쉬굴 발견 경위에서부터 유해가 화장돼 바다에 뿌려지기까지 모든 과정을 보여준다. 다랑쉬굴 관련 발견 당시의 영상과 사진, 언론보도 내용 등을 전시해 당시 유해 발견이 4·3 진상규명운동과 제주 사회에 끼친 영향을 돌아본다. 한쪽에는 4·3의 전개 과정과 다랑쉬굴 유해 처리 과정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한 ‘4·3 타임라인’이 관람객을 맞는다.

제주4·3평화기념관 ‘다랑쉬굴 특별전시관’에는 4·3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다랑쉬굴의 내부 모습이 있다. 허호준 기자
제주4·3평화기념관 ‘다랑쉬굴 특별전시관’에는 4·3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다랑쉬굴의 내부 모습이 있다. 허호준 기자

이어 2부 전시공간은 당시 다랑쉬굴 발견부터 유해들이 한줌 재가 돼 뿌려지는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낸 사진작가 김기삼의 ‘다랑쉬굴 사진’으로 채워진다. 유해와 일본제 군화 등 개인 소지품, 굴 내부의 모습과 서둘러 치러진 장례식 모습도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박경훈 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은폐와 왜곡으로 이 사건을 숨기려 했던 당시 관계 당국의 조처는 40여년 동안 잠들어 있던 가해자와 피해자의 트라우마까지 이용하려 했던 제주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 또 다른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랑쉬굴은 4·3 진상규명운동의 동력으로만 사용하고 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냉철히 돌아볼 때가 됐다. 다랑쉬굴 유해 발견은 그 자체가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했지만 발굴과 유해 처리 모든 과정이 또 다른 살아 있는 4·3이었다”며 “다랑쉬굴 유해 발견·발굴의 중요성을 기억하고, 4·3 문제 해결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한편 과거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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