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다랑쉬굴 4·3 유해 발견 30년…특별전 ‘다랑쉬 30’ 개막

다랑쉬굴 4·3 희생자 유해 발견 30년을 맞아 11일 제주4·3평화공원 내 4·3평화기념관에서 특별전이 개막됐다. 제주4·3평화재단 제공

1990년대 초 제주4·3 진상규명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한 다랑쉬굴 4·3 희생자 유해 발견 30년을 맞아 특별전이 11일 제주4·3평화공원 내 4·3평화기념관에서 개막됐다.

제주4·3평화재단이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과 공동으로 마련한 ‘다랑쉬 30’ 특별전에는 발견 당시와 이후 30년의 세월을 들여다보는 사진과 영상, 자료들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9월30일까지 이어진다.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 지역에 있는 다랑쉬굴은 1992년 4·3 희생자 유해 11구가 발견된 곳이다. 희생자들은 1948년 12월18일 군·경·민 합동 대토벌 과정에서 숨진 주민들이며, 희생자들 중엔 여성과 7살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다랑쉬골에서 44년 만에 발견된 유해는 안식처를 찾지 못한 채 유족들의 바람과는 달리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그러나 4·3 희생자 유해의 발견은 4·3 진상규명운동이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에는 다랑쉬굴에서 아버지와 삼촌을 잃은 유족의 사연을 담은 편지와 다랑쉬굴 유해 처리의 왜곡을 담은 경찰과 행정기관의 회의록, 다랑쉬굴 발견 유해 인도 계획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가 원본 전시된다.

제1부 전시관은 ‘언론이 본 다랑쉬굴 유해 발견’으로 언론 보도 내용과 2002년 10주년 당시 인터뷰 영상으로 구성됐다. △다랑쉬굴 유해 발견 경과 △피신과 학살 △봉인된 다랑쉬굴 △다랑쉬굴 발견 30년 회고 등으로 구성됐다.

2부 전시는 다랑쉬굴 발견부터 유해가 재가 돼 바다에 뿌려지는 모든 과정을 당시 카메라에 담은 사진작가 김기삼씨의 ‘다랑쉬굴 사진’으로 채워졌다. 일본제 군화 등 개인 소지품, 항아리와 솥 등이 있는 굴 내부의 모습과 서둘러 치러진 장례식 모습을 볼 수 있다. 유족들이 44년 만에 발견된 유해를 자기 뜻과는 어긋나게 화장해 바다에 뿌리며 울부짖는 모습은 4·3의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허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