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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산소부족 탓” 밝혔지만…진해만 정어리 떼죽음 미스터리

등록 2022-10-19 19:15수정 2022-10-20 15:00

창원시가 지난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창원시가 지난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죽은 정어리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최근 경남 진해만에서 발생한 ‘정어리 떼죽음 사태’의 원인은 산소 부족에 따른 질식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경남 창원시 진해만 내 정어리 집단폐사 현상을 다각적으로 조사한 결과, 그 원인은 대규모 정어리 떼가 내만(육지·섬으로 둘러싸인 바다)으로 들어왔다가 빈산소수괴(산소 부족 물덩어리) 영향에 따른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19일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정어리 폐사 해역에서 산소 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한 점 △산소 부족으로 폐사할 때 나타나는 입을 벌린 폐사체가 다수 발견된 점 △집단폐사를 일으킬 만한 전염병원체나 유해적조생물 및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이렇게 결론 내렸다. 수산과학원은 “정어리 집단폐사가 발생한 마산만 3·15해양누리공원과 진동만 북부 해역에서 지난 4~7일 현장 조사 결과 산소 부족 물덩어리가 수심 4m 층부터 바닥층까지 관측되었다”고 덧붙였다.

해양생태계 관련 전문가들은 수산과학원 발표로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주찬 부경대 교수(수산생명의학과)는 “정어리 집단폐사가 빈산소수괴 때문이라면 정어리 떼가 빈산소수괴를 피해서 도망가지 않은 이유, 정어리보다 산소 부족에 민감한 어종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추가 설명이 있어야 한다. 정어리가 생명활동에 치명적인 자극을 받았을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석근 제주대 교수(해양생명과학과)는 “산소 부족 때문이라는 것은 거짓 결론이다. 수과원이 왜 이런 결론을 발표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연구자도 “밀물과 썰물에 의해서 매일 물이 섞이는데, 빈산소수괴가 2주 이상 장기간 한곳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조개·갯지렁이 등 정착성 생물이 아닌 정어리가 빈산소수괴에 갇혀서 죽었다는 것도 납득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정어리는 빛을 보면 몰려드는 주광성이 강하기 때문에 밤에 가로등 같은 불빛을 보고 진해만 안쪽으로 들어왔다가 빈산소수괴를 만났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것은 빈산소수괴 때문이라는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가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임현정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장도 이번 조사 결과가 완결성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정어리는 산소 소비량이 많은 어종”이라며 “빈산소수괴가 발생한 해역에 정어리 떼가 들어와서 산소 부족으로 죽었는지, 대규모 정어리 떼가 좁은 바다에 들어와서 산소 부족 현상이 발생했는지 전후관계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왜 정어리떼가 산소 부족 해역을 피해서 달아나지 않았는지 등 의문이 아직 남아 있다. 이런 의문을 밝히기 위한 장기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해만 일대에서 ‘정어리 떼죽음’이 발생했다. 이 현상은 보름가량 이어지며 1천만마리가 넘는 정어리가 폐사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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