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경보 낮 2시 풀렸지만 경계경보는 밤 10시까지 “유연근무제로 5시 퇴근, 급박한 상황 아니라 판단”
2일 오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울릉군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지난 2일 지역 치안과 질서를 총괄하는 울릉경찰서장이 ‘경계 경보’가 유지된 상황에서도 ‘유연 근무제’를 이유로 조기 퇴근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3일 울릉경찰서 말을 종합하면, 김동혁 울릉경찰서장은 전날 정상 퇴근 시간보다 1시간 빠른 저녁 5시께 퇴근했다. 일부 언론은 김 서장이 관사에서 상추를 뜯고 있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촬영 시점은 오후 5시10분께다.
이날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울릉군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날이다. 공습경보는 오전 8시54분에 발령된 뒤 오후 2시에 종료됐지만 그 이후 한 단계 낮은 경계 경보는 이어지고 있었다. 경계 경보는 이날 밤 10시가 되어서야 해제됐다. 김 서장이 경계 경보가 유지된 상황에서 퇴근해 관사에 머무른 셈이다.
울릉경찰서 쪽은 김 서장의 조기 퇴근 이유로 ‘유연 근무제’를 들었다. 정상 근무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고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제도다.
김 서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매주 수요일은 기관(울릉경찰서) 직원 전체가 유연근무하는 날”이라며 “경계 경보 상황에서는 경찰서로부터 1시간 내 복귀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면 된다는 게 규정”이라고 말했다. 김 서장의 관사는 울릉경찰서에서 2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는 “오후 2시께 공습경보도 해제되는 등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유연근무 일정 변경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