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바꿔치기’ 의혹…대리모 출산 아닌 아동매매 혐의 입건

대구 경찰 “돈거래 정황 확인”

대구경찰청 전경.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30대 산모가 갓난아이를 병원에 두고 혼자 퇴원한 뒤, 다른 여성이 아이의 엄마라고 주장하며 나타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두 여성을 아동매매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대구경찰청은 29일 “국민건강보험법 위반과 아동매매 혐의를 적용해 산모 ㄱ씨와 아이를 데리고 가려 한 ㄴ씨 등 2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ㄴ씨가 ㄱ씨의 병원비를 결제해 주는 등 돈거래가 오간 것을 확인하고 아동매매 혐의를 적용했다. ㄴ씨는 병원비를 내줬을 뿐이라며 아동매매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ㄱ씨가 ㄴ씨 명의를 이용해 병원 진료 등을 받은 혐의(국민건강보험법 위반)도 적용했다.

대리모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ㄴ씨 남편의 유전자를 확보해 아이의 유전자와 대조한 결과, 일치하지 않았다.

ㄱ씨는 지난 1일 경북 구미의 한 병원에서 해당 대학병원으로 응급이송돼 아이를 출산했고,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ㄱ씨는 산후조리 등을 이유를 아이를 두고 먼저 퇴원한 뒤, 열흘이 지나도록 아이를 찾으러 오지 않았다. 대학병원 쪽은 응급이송 당시 적힌 ㄱ씨 인적사항을 확인해 아이를 퇴원시켜도 된다고 연락했다. 아이를 찾으러 온 이는 ㄱ씨가 아닌 다른 30대 여성 ㄴ씨였다. 실제 산모 얼굴을 알고 있던 병원 쪽은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는 지난 17일 퇴원해 위탁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김규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