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모 쓴 25살, 기계에 머리 눌려 사망…중대재해 조사

진주 무림페이퍼 노동자 숨져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고 김용균씨 2주기 현장추모제가 열린 2020년 12월 10일 한 참가자가 쓰고 있던 안전모. 태안/김혜윤 기자 [e-mail]

제지업체인 경남 진주시 무림페이퍼에서 2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머리가 끼여 숨졌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11일 “지난 6일 오후 5시8분께 작업 도중 부상을 당해 경상국립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ㄱ(25)씨가 10일 오후 2시20분께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ㄱ씨는 무림페이퍼 정규직원으로 지난 6일 오후 동료 3명과 함께 종이에 코팅액을 뿌려주는 기계의 오염물질 제거 작업 도중 머리가 기계에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ㄱ씨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무림페이퍼는 상시근로자 500여명에 지난해 매출 5461억원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현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법 위반사항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 무림페이퍼 전경. 무림페이퍼 누리집 갈무리

장동철 진주경찰서 형사팀장은 “현재 목격자와 안전관리책임자 등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작업장 내에 폐회로텔레비전이 설치돼 있으나, 사고 지점은 촬영되지 않는 사각지대였다”라고 말했다.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작업자가 실수로 기계 안에 머리를 넣었다고 하더라도, 기계는 즉시 자동으로 멈춰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족이 원한다면 현장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