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배임·위증교사·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하면서, 부산의 원조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은 현재 지역구 18곳 가운데 3곳이 민주당이고 15곳은 국민의힘이다.
부산의 원조 친명계는 2021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이 대표의 지지세가 거의 없던 부산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던 인물들이다. 좌장 격인 변성완(58)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021년 6월 친명계인 조정식 현 민주당 사무총장이 이끄는 ‘민주평화광장’ 부산 상임대표를 맡으며 이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산경선대책본부 공동본부장,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 부산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내년 4월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의 하나인 북구강서구을에 출마하려고 한다. 상대는 4선에 도전하는 김도읍(59) 국민의힘 의원이다. 변 전 부시장은 지난해 6월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 패배한 뒤 곧바로 강서구 명지동으로 이사했다. 민주당 북구강서구을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승리하며 지역위원장을 꿰찼다.
그는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이 강서구 발전의 열쇳말이다. 2020년 4월~2021년 1월 부산시장 권한대행 때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초석을 다졌다. 국회에 입성한다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여부를 떠나 가덕도신공항의 조기 개항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강세현(59) 신라대 교수(커뮤니케이션·박사)는 2021년 5월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이규민 전 국회의원이 이끈 ‘대동세상연구회’ 부산본부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대동세상연구회 부산시본부장(상임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산경선대책본부 공동본부장,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총괄특보단 부산시 상임본부장을 잇달아 맡으며 이 후보가 부산에 뿌리를 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내년 4월 또 다른 낙동강 벨트인 사하구을에 출마해 6선에 도전하는 조경태(55)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맞붙으려고 한다. 그는 조 의원이 2·3선을 지낼 때 보좌관(4급)을 지냈는데 당시 조 의원이 반노(노무현계)·반문(문재인계) 노선을 계속 걷자 조 의원과 결별했다. 그가 떠난 뒤 조 의원은 2016년 1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조 의원이 철새처럼 당을 바꾼 것에 대해 내가 회초리를 들겠다. 조 의원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내가 본선에 나가면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본선 출마 경험이 없는 그와 조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되려면 그가 전략(단수) 공천을 받아야 한다. 경선하면 본선 경험이 있는 김태석(65) 전 사하구청장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영미(62) 중구영도구 지역위원장은 2021년 9월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부산 원외 지역위원장 4명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산경선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부산 원조 친명계로 분류된다.
그는 내년 4월 황보승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중구영도구에서 민주당 첫번째 지역구 국회의원을 노린다. 2018년 민주당 영도구청장 후보 경선과 2020년 총선 민주당 중구영도구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네번째 영도구 도전이 유력한 김비오(55) 전 지역위원장 등과의 경선에서 이겨야 본선에 나갈 수 있다. 그는 “중구영도구는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곳이어서 후보 경쟁력만 있다면 해볼 만한 곳이다.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나오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2021년 9월 박 지역위원장과 함께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강윤경(49)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1년 만에 복당한 전봉민(50·초선)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맞붙으려고 한다. 김경지(57) 금정구 지역위원장은 행정·사법고시에 합격한 이력을 내세워 재선에 도전하는 백종헌(60·초선)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맞붙으려 한다. 그러기 위해선 김 지역위원장은 내년 4월 총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박인영(46)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과의 경선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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